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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어로 Nov 25. 2021

로봇에도 권리가 있을까?

23. 로봇탐구레이더

#로봇윤리 #rights_of_robot #아이작아시모프 #로봇3원칙 #로봇윤리헌장 



얼마 전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공식적으로 정해지면서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 시작되었죠? 정치적 중립을 지향하는 히어,로는 정치 이야기 대신 이 과정에서 벌어진 로봇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로봇을 뒤집었던 이재명 후보


사건(?)은 지난 10월 2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2021 로보월드'에서 일어났습니다. 재난 대응용 '로봇 개'를 출품한 한 국내 업체의 부스에서 이재명 후보가 로봇 개를 번쩍 들어올려 "뒤집어버린" 것이었습니다. 지면이 고르지 않고 언제든지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재난지역'에서 작동해야 하는 로봇이기 때문에, 갑자기 뒤집어질 경우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복원력 테스트'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와 이재명 후보 측의 설명이었죠.

그런데 이것이 다소 논란이 된 것은 로봇을 갑자기 뒤집은 행위 자체가 과격하고 비인간적이라는 관점 때문입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조물인 '로봇', 또 하필이면 우리에게 친숙한 '개'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일각에서는 이러한 관점에 대해서 '정치적 공세'일 뿐이라며 일축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논란인 Boston Dynamics의 가혹한(?) 실험들


그런데 말입니다. 이러한 '로봇 학대' 논란은 우리나라에서 정치적 공세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로봇 개의 '원조' 격인 Boston Dynamics의 'Spot'과 관련한 6년 전 뉴스에서, Spot이 어떤 환경에서든지 무게중심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연구원이 Spot을 있는 힘껏 발로 차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 뉴스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거 진짜 재미있다. 발로 차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It's all fun and games until it starts kicking back.)"


그리고 얼마 뒤, 유튜브에는 Boston Dynamics가 로봇을 '괴롭히는(!)'✊ 장면을 모아둔 영상이 올라왔죠. 발로 차는건 예사고, 막대기로 밀고, 쇠공으로 가격하며, 하키 채로 로봇이 들어올리려고 하는 박스를 내리치는 일을 반복합니다. 물론! 이러한 행위는 이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려고 하는 건 아니고, 다양한 조건 속에서 로봇의 행위를 최적화 시키려는 노력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영상 속 로봇들은 분명히 '학대'를 당하는 것처럼 보이지요.



예전부터 논의되어 왔던 로봇의 권리


세계 3대 SF 거장으로 불리우는 아이작 아시모프(Isaak Yudovich Ozimov)는 1941년, 소설 '아이, 로봇'에서 다음과 같은 '로봇 3원칙'을 제시했습니다.

제1원칙 :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쳐서는 안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
제2원칙 :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제3원칙 :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


아시모프의 소설 속에 나오는 설정이기 때문에 강제성은 없지만, 이후 나온 로봇 관련 창작물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실제 로봇과 관련된 규칙과 법률 등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2007년 우리나라는 과학자, 의사, 심리학자, 변호사 등 각계인사 12명을 중심으로 로봇윤리 협의체를 구성하여 '로봇윤리 헌장 초안'을 발표했는데, 이 중 2장(인간, 로봇의 공동 원칙)과 6장(사용자 윤리)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2장(인간, 로봇의 공동 원칙) : 인간과 로봇은 상호간 생명의 존엄성과 정보, 공학적 윤리를 지켜야 한다.
6장(사용자 윤리) : 로봇 사용자는 로봇을 이간의 친구로 존중해야 하며, 불법 개조나 로봇 남용은 금한다.


2017년 2월, EU의회는 인공지능 로봇에게 '전자인간' 지위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로봇에게도 '인권'이 주어지는 것일까요?

올해 초, AI챗봇 '이루다'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용자간의 대화를 무단으로(혹은 이용자가 인지하지 못하게) 수집한 것에 대한 논란도 있었지만, 소수의 이용자가 AI에 차별과 폭력적인 대화를 학습시키고, '성적 대상화' 시키면서 음란한 대화를 출력하게 한 것도 문제가 되었죠. 21년 1월 '이루다'의 경우와 11월 '로봇 개'의 경우는 본질적으로 다른 문제일까요? 이러한 고민을 함께하는 것을 보니 로봇과 함께하는 미래가 곧 다가왔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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