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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안 써질 때도 글을 쓰는 법

글은 몸으로 쓰는 것이다

by 글토닥
작가는 두려움 없이 무조건적으로
모든 것을 써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 나탈리 골드버그 -




마음을 다잡고, 글을 쓰려고 책상 앞에 앉으면, 막막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고, 도저히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 날이 때때로 있기 마련이다. 하얀 모니터에 깜빡이는 적막한 커서를 보고 있노라면, 두려움까지 느껴질 정도이다. 나는 글이 써지지 않을 때, 억지로 쓰지 않는다.



일단 드러눕는다. 농성을 하는 것이다. 영감이 나올 때까지, 쓰고 싶은 글감이 떠오를 때까지 유튜브를 보거나, 책을 읽는다.



" 이제 써야 되는데... 진짜 써야 되는데."



나는 머리를 긁적이고,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방을 왔다 갔다 하며 서성인다. 이제는 글쓰기가 두렵기까지 하다. 나는 그럴 때마다, 어떻게든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서 무조건 쓰려고 한다. 일단 쓰기 시작하면, 영감은 알아서 찾아온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에게 글감과 소재 고갈은 고통 그 자체이다. 어느 날은 도저히 쓸 수 없다고 항복 선언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 있게 전장에 뛰어드는 이등병처럼 이를 악물고 무엇이라도 쓰려고 노력해야 된다. 이순신 장군은 이런 말을 남겼다. " 죽고자 하는 사람은 살 것이고, 살고자 하는 사람은 죽을 것이다. "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 무조건 쓰고자 하는 사람은 작가가 될 것이고, 쓰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로 작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



안타깝게 느껴질 수도 있다. 사실 글쓰기를 하려는 사람들은 모두 이런 혼란과 압박, 두려움에 익숙해져야 한다. 매일 쓰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글쓰기는 영감이 떠오를 때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영감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발품을 팔아 찾아가는 것이다.



글쓰기는 꾸준히 하려는 사람에게 영감은 환한 미소로 화답한다. 반면에 대충 쓰려는 사람에게는 영감은 찾아오지 않는다. 엄청난 몰입과 행동력, 의지력을 동반해야 되는 글쓰기만이 창의적인 작품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우리는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 책 쓰기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므로 다른 정보형 블로그와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글쓰기를 접근해야 된다.



많은 작가들이 소재 고갈에 힘들어한다. 이는 모든 작가들의 공통된 문제이고, 아픔이며, 슬픔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쓰기를 포기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 쓸 글이 없어요! "라는 이유로 대개 중간에 블로그 글쓰기를 포기하고 만다. 중도하차를 하는 일은 부지기수이며, 영감부족과 소재 고갈로 글쓰기를 완전히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여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완벽한 글을 쓰려는 욕심 때문에 글을 쓰지 못하고 포기하게 된다. 둘째, 배움이나 경험이 부족하여, 글에 담을 재료가 빠르게 소진되고 부족해진다. 셋째. 엄격한 '자기 검열'로 쓰기도 전에 포기하는 경우이다.




완벽주의를 버려라


완벽주의는 글쓰기의 오래된 숙적이며, 방해꾼이다. 처음부터 훌륭한 글을 써야 한다는 믿음과 압박감 때문에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글쓰기의 본질을 모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실수이다. 글쓰기는 생각이라는 물을 ' 그릇 ' 에 담는 과정에 비유해 볼 수 있다.



물이 흐르는 상태에서는 형태를 갖추지 못한다. 물을 그릇에 담아야, 흐름을 가둘 수 있고, 비로소 창작자가 원하는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컵에 물을 담으면, 컵의 모양으로 형태가 드러난다. 앞접시에 물을 담으면, 접시의 형태로 물이 형성된다.



이 원리로 글도 만들어지는 것이다. 물은 당신의 생각이고, 그릇은 물의 형태를 결정하는 글쓰기이다. 완벽한 형태로 완성되는 글은 없다. 초고을 쓰고, 퇴고를 하며, 점차 완성되어 가는 것이 글쓰기의 본질이다.




글의 재료를 수집하라


나는 글쓰기가 막히고,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무조건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면, 어느 정도 소개 고갈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책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른 콘텐츠도 읽어보고 흡수해야 된다. 가리지 말고, 전부 경험해야 봐야 한다는 뜻이다.



유튜브, 팟캐스트, 블로그, SNS, 책, 전자책, 직업, 연애, 동호회, 사람들과의 대화 등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인풋들에서 영감을 얻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글쓰기 재료를 수집하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책 쓰기는 자료수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풋은 중요하다. 인풋 없이 책을 쓰려는 자는, 배 없이 태평양을 건너려는 무모한 시도를 하는 것과 같다. 책 쓰기를 하기 위해서는 자료와 정보를 많이 읽어보고 정리해야 된다. 그렇지 않고서는 글쓰기를 지속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글에 담을 재료가 부족해지는 원인은 인풋 부족이다.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많이 읽어야 한다.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다. 일상 속에서, 산책을 하면서, 일하는 도중에, 운전을 할 때도 글감을 찾아라. 구하는 자는 얻을 수밖에 없다. 계속해서 신경 쓰고, 주의를 집중하고 있다면, 반드시 쓸만한 영감이나 주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풋이 많아질수록, 글쓰기는 더욱 수월해진다. 글 재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자기 검열은 글쓰기를 망치는 강력한 독!


자기 검열은 창작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이다. 이는 완벽한 결과를 추구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데, 결과적으로 창작의 흐름을 방해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자기 검열을 멈추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고, 약간의 기술을 활용하면 된다.



심리학자 줄리아 카메론(Julia Cameron)은 "자기 검열 없이 자유롭게 쓰는 것이 창작 과정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처음 글을 쓸 때는 판단을 보류해야 된다는 뜻이다. 일단 쓰는 것이 좋다. " 이거 괜찮은 글인가? 남들이 읽을만한 글인가? "는 고려할 필요가 없다.



왜냐면, 나중에 퇴고과정에서 부족한 정보와 논리는 보강하면 되기 때문이다. 글은 언제든지 수정할 수 있고, 문장과 문단을 다시 재배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두려움 없이, 자기 검열 없이, 글쓰기를 자유롭게 진행하면 된다.



연구에 따르면, 창작 활동 중에는 뇌의 좌뇌(논리적 사고)와 우뇌(창의적 사고)가 상호작용한다. 자기 검열은 좌뇌의 과도한 개입을 유도하여, 우뇌의 창의성을 억누르고, 방해한다. 그러므로 창의적인 우뇌가 주도권을 가질 수 있게 비판적 사고를 잠시동안은 꺼놔야 하는 것이다.



글쓰기를 할 때만큼은, 자기 검열을 하지 말고, 창의성에 집중해 보길 바란다. 손가락이 움직이는 데로,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글을 써보는 것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자기 검열의 주된 이유이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그러나 글쓰기 세계에서 실패는 배움의 현장이며, 기회임을 깨달아야 한다.



모든 훌륭한 작가는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장려해 왔다. 헤밍웨이는 자신의 원고를 여러 번 수정하며, 작품을 완성했던 걸로 유명했다. 헤밍웨이는 수정과 퇴고를 " 글쓰기에 반드시 필요한 반복 과정 "이라고 불렸다.



자기 검열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자. 초고를 쓸 때는 수정하지 말고, 흐름을 유지하라. 창의성의 불꽃을 유지해야 된다. 예를 들어 10분 동안은 자유롭게 글을 쓰겠다고 다짐하고 본격적으로 책상 앞에 앉아라. 이런 프리라이팅 기술은 훌륭한 글쓰기 훈련이 될 것이다.




글쓰기는 몸으로 하는 것이다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 오죽하면, 글쓰기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고 말하겠는가. 그만큼 글쓰기는 노동과 비슷한 면모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이미 글쓰기를 시작하기 위한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



그 능력이란 바로 ' 글을 쓰려는 용기 '이다. 당신이 이 책을 진지하게 읽고 있다면, 글쓰기에 대해 사뭇 진지할 것이다. 따라서 당신에게는 글을 쓰고 싶은 마음과 열정, 용기를 지니고 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당신은 글쓰기에 충분한 역량을 갖췄으며, 작가로서 발돋움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된다.



글쓰기는 재능과는 상관이 없다. 수동적으로 영감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답은 아니다. 글쓰기는 글감을 능동적으로 찾아다니고, 배우고, 익히며, 몸으로 쓰는 것이다. 글쓰기는 자유롭게 사고하고, 상상하며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멋지고 신나는 모험인 것이다.



당신의 일부가 글쓰기로 창조되는 신묘한 경험을 해보기를 바란다. 생각은 물이고, 글은 그릇이다. 당신은 어떤 그릇을 구상하고 싶은가? 자유롭게 상상하고, 언제든지 써보기를 바란다. 당신만의 경험과 지식, 지혜가 담긴 멋진 작품을 탄생시켜라. 이제 펜을 들어라. 당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할 준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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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소개]

할 수 있을 때 하지 않으면 하고 싶을 때 하지 못한다

예민함이 나만의 무기가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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