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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윤범b Apr 29. 2024

그들 뱃속에 아이가


우리 몸속에 피가 흐르는 것은 결코 자유가 아니었음을.

그 아이가 점점 분노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우린 마냥 걱정하지만은 않았다. 개구리 뛰는 모습에도 놀란 아이의 눈은 전쟁과 파괴에도 꿈쩍 않는 시선이 되었으며, 미우는 세상을 향해 증오하기 시작했다.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지만. 그와 나는 그 작은 가슴 안에서 격정이 이는 것을 알뿐이었다.

난 참지 못해 기욤의 팔을 붙잡은 채 그를 소파에 앉혔다. 걱정하지 말라 했다. 구름 앞에 나타난 굉음은 곧 구름 뒤로 사라지리라.

"미우는 여행을 떠난거야."

난 그를 보았고, 기욤의 눈은 거실 바닥 어딘가를 향해 있었다.

"당신도 그랬잖아. 나도 그랬고."

자유를 따라가고 싶었던 그 꿈은. 그곳이 멀고도 먼 땅일지라도 우린 기필코..

"모두 잊은 척 사는 것뿐이야."


https://youtu.be/KUjZKNCppmY?si=3KRTu_U7pTY8ejFI


하루를 쉬면 다시 일을 해야 하고, 곧 월급날이 다가오며, 어느덧 무게에 짓눌린 모습이 되었을 때 다시 이틀을 쉰다. 다음주는 3일을 쉰다.

이번 휴일에는 이루려던 작은 소망을 성취한 듯한 기분이다. 또 그곳으로 갔다. 거긴 꼭 사라지지 않는 향수 냄새를 품은 신발 안 같다. 아파도 참아야 하며 힘들어도 버텨야 하는 게 직장 생활이라지만 그 바깥에서의 일 역시 다르지 않다. 그곳으로 가는 일 또한 괴롭다. 도대체 왜 그런 고민을 하고 걱정을 하는 것일까. 옷 한 벌 사는 일이 뭐라고.

아더에러의 24년 봄 여름 컬렉션 'Multi-Sensory'는 24년 초의 내 감각들을 크게 자극했다.


Adererror Montage t-shirt 01


날 보수적인 인간으로 만든 그들 작품을, 이번에는 그 천 조각을 입어보지도 않고 사 집으로 와 입어보았을 때 이젠 그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듯 웃음을 짓게 되었다. 그것도 원래 사려던 티셔츠가 원하던 사이즈가 없어 다른 프린팅이 된 대충 똑같은 옷을 사 더 만족하게 되는 등 참 웃지 못할 일들을..

미우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꼭 그러고 싶다는 마음에 달려가는 지금이 가장 좋을 땐가 애 키우는 부모들에게 물어보고만 싶다. 당신들도 아이가질 때 그런 기분이었냐고.


Adererror Montage t-shirt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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