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는데는 전기와 수도가 필요한데 아무것도 없는 산골이라도 태양열로 전기를 하고 빗물을 받아 재사용하면 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물론 지금도 그런 땅을 사게된다면 그런 삶을 살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런 땅을 사서 그런 삶을 미래에 언젠가 살고싶다는 생각을 하죠.
그런데 '조화로운 삶'이란 책에서 헬렌 니어링이 언급했던 그들의 첫 몇십년 삶에는 전기도 수도도 없다고 했었거든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전기가 없어도, 수도가 없어도, 이렇게 풍요롭고 넉넉한 삶을 살 수 있구나 동경하게 되었습니다. 미래에 언젠가는 어딘가에서 그렇게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비가 그치고 촉촉할 때 산책을 갑니다. 강아지들은 촉촉한 자연의 냄새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해가 나면 데크에 앉아 차를 마시며 책도 읽고 일기도 쓰구요.
3,4월에는 책도 일기도 게을렀습니다. 다시 도서관에 다니며 읽을 책을 한아름 빌려오고 손글씨 일기나 저널링, 메모적기를 하려고 틈틈히 실천하는 중이예요.
할일 적어놓기
몇일 째 낫질, 예초기, 두릅 자르기, 텃밭정리를 하고 있는지 할일은 같은데 위에 날짜만 바꿔쓰고 있어요. 귀농해서 농사짓는다고 하루종일 밭에나가 밭일만 할꺼라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는데, 우린 농사뿐만이 아니라 인생자체를 약간은 느슨하게 사는 편이라^^;; 할일도 시간을 갖고 느슨하게 하는 편입니다.
이게 맞는지 아닌지 우리 인생에 실험 중인것 같아요. 지금보다 젊었을 때는 돈도 많이 벌면서, 빠르고 바쁜 삶이었다면 지금은 그냥 조금은 느슨해도 되는 삶을요.
비가 오고 난 뒤에는 고사리가 훌쩍 자랍니다. 하루만 잊어도 세서 못 먹으니 매일매일 봐주어야 합니다.
옥수수가 올라오고 있어요.
딸기도 빨갛게 익어 맛이 아주 좋구요.
아 어느 딸기는 고라니인지 노루인지 먹임을 당했지요. 산짐승이 텃밭에서 샐러드바를 먹고 간다더니 딸기잎이 그렇게 맛있을 줄이야.
취나물과 방풍나물을 수확했습니다. 우리땅은 농약을 한방울도 하지않아서 산나물이 맛도 맛이지만 향이 정말 좋습니다. 몸이 건강해질 것 같은 한약냄새.
두릅은 거의 끝나가고 있어요. 두릅밥을 얼마나 먹었는지 이제 끝이 보이네요. 허허허
어느 날은 간단하게 감자랑 단호박, 당근을 쪄서 갈릭차이브 올리고 스프랑 먹기도 하고,
너무 자연식만 먹으면 입맛이 배가 불러도 계속 먹을 수 있는 그런 속세의 음식을 먹으라고 유혹하죠^^;; 그럼 집에서 귀리 팬케익을 만들어 먹습니다.
여보씨의 콤부차는 시큼한 식초냄새를 내며 잘 발효중이예요.
과일을 넣고 콤부차 2차 발효를 시킵니다.
홍삼, 생강, 블루베리, 딸기 이렇게 4가지 콤부차가 만들어졌습니다. 예상 밖으로 저는 생강콤부차가 참 맛있었어요. 단맛이 제일 덜한 재료라 별로일거라 생각했는데 참 괜찮습니다.
콤부차는 얼음으로 얼려서 더운날 입에 오물오물 하고있으면 아이스크림 같고 좋더라구요.
(후회의) 낫질 전 vs 후
비가 개면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아 밖으로 나갑니다.
주위 과수원에서 비온 뒤 다들 농약살포와 예초작업을 하시길래 우리도 그래야할 것 같아 낫질을 하며 과수원 풀을 조금 매주었어요. 여보씨는 예초기를 했죠.
며칠 뒤 후회했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온 '기적의 사과'란 자연농 책을 읽고 땅에 풀을 길러야 함에 동의를 하면서 서로를 쳐다보고 헛웃음을 지었습니다.
"올해는 참 많은걸 배우고생각하는 한해가 될꺼야!"
내 안에 무엇이 분명치 않으면 주위의 말과 행동에 영향을 쉽게 받는다더니, 자연농이 하고싶은 아마추어 귀농부부는 이렇게 성장하고 있답니다^^;;
날씨가 개면 강아지들도 데크에 나와 햇볕을 쬡니다.
날씨 좋은 날 밖에서 놀아주는 것만큼 친밀해지는 시간이 또 있을까요? (사진은 우리 절미)
우드칩을 만들기위해 나무 파쇄기를 샀습니다.
수입은 없는데 이래저래 사고싶은 농사 장비는 왜 이리 많은지^^;;
한창 이것저것 사고싶다는 생각이 들 때 호미하나로 농사가 가능한 무경운(노디그) 책을 빌려 읽고 농사장비 큰것이 하나도 필요없구나 라는 생각을 하는 중이기도 합니다.
작은 관리기 왜 샀니...
음... 그때는 필요해 보였어.
우리 관리기 다시 쓸 날이 있을까?
흠... 글쎄...
새거 사서 한번 썼는데
노디그(무경운)을 이렇게 다시 배우고
이렇게 단단히 꽂힐 줄이야^^;;
우리 올해는 헛수고 많이 할거라고 했잖아.
응 그러게 괜찮아. 이렇게 배우는거지 뭐.
세상에 이렇게 생긴 벌레도 보고 어찌나 신기하게 생겼던지! 구글 사진검색으로 찾아도 안나옵니다. 무슨 벌레인지 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주세요. 너무 신기한 자연
비가 오고 난 뒤에는 이런 개구리를 봤습니다.
무당개구리라고 합니다.
오 이름이 찰떡이네.
배에서 주황빛이 나고 점액이 살에 닿으면 가려움을 유발할 수 있는 독액을 가지고 있대요. 어떻게 저런 색의 조합으로 태어날 수 있지 오오
바나나껍질 액비에 빗물 사용하기
우리나라 논밭에는 지하수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하수는 미네랄이 많이 포함된 경수여서 밭에 영양제나 농약을 할 때 미네랄이 적은 빗물을 사용하면 효과가 훨씬 좋다고 합니다.
화학성분이 들어간 영양제나 농약은 하지 않구요, 집에서 풀과 소변, 쌀뜬물, 지렁이 등의 자연재료를 이용해 자연액비를 만들 때 빗물을 잘 활용하고 있답니다. 재활용, 재사용, 지속가능한 친환경적 삶의 방향에 관심이 많습니다.
두릅나무를 잘라주고 있는데 잠시 쉬는 참에 새가 날아와 갈라진 두릅나무 사이를 쪼아먹고 있더라구요. 새구경이 왜 새로운 취미활동으로 떠오르는지 알 것 같아요. 새모습을 구경하다가 하루가 다 간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