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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호 Mar 11. 2024

끼적끼적

[화수분]


집 앞 마트에 들렀더니

‘햄 가득 마라탕’ 간편 조리 세트가


정가 12000원

할인 이벤트로 10000원

유통기한 임박했다고 6000원     


이었다.               




그렇게 6000원짜리 간편식을 먹으려다


고수

숙주

두부

두부면

당면

넓적 당면

팽이버섯

마라소스


를 추가로 샀다.




한 끼 가볍게 먹으려다

주말 내내 다섯 끼가 되었다.




[단어의 생성 순서]


가장 먼저 생긴 단어는 '나' 아닐까?

그다음은 '너'

그리고 '우리'


이제는 역순으로 사라지려나?




[다 거기서 거기]


다름과 닮음




[나를 못 믿어서]


나는 

볼 수 없는 것과

보지 못한 것만 믿어.




[청소]


일상 위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자

새로운 하루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수(高手)]


이길 준비와 질 각오가 되었다면

싸울 필요가 없지.




[두통]


이해하지 못할 일들이 점차 많아지는 이유는

시간이 갈수록 내가 멍청해지기 때문이겠지.

그렇겠지.

차라리 그게 낫겠지.




[연봉]


평균을 올린답시고

이상점만 주야장천 만들더라.




[천직]


너네 아버지 뭐하시노?


타고난 소리꾼입니다.


그럼 한 가락 하시겠네?


그게 아니라. 잔소리꾼인데요.




[별처럼]


지금 어둡다 하여 아무것도 없겠는가?


그 안에는 분명 꿈이 있겠지.




[영면(永眠)]


죽으면 누가 계속 잔다고 했냐?

잠이 오겠어? 

그리웠던 사람들 만나기도 바쁜데.




[천사가 많은 이유]


천사는 악마가 되기 힘들지만

악마는 천사가 되기 쉽겠지.

배신 배반 변절 반역에 능하다니까.




[몰라 몰라]


맹세 좀 그만해.

귀찮아. 시끄러워.

나 그러라고 있는 신 아니야.

그리고 너네 무슨 깃발에도 맹세하더라?


관심 없는 나나

말 못 하는 깃발에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꽃]


꽃에게도 만약 시련이 있다면

그건

피기 직전일까

지는 순간일까


꽃만 알겠지.

그게 꽃의 비밀이니까.




[단어 보존]


점차 사라지는 바가지를

보호하고 지켜내기 위해

누군가는 계속 긁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남에게 씌우기도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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