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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카 Jan 05. 2022

<램> 마케팅과 사기는 종이 한 장 차이

#3 오드(AUD)

영화명 : 램(Lamb)

개봉일 : 2021.12.29

수입사 : 오드(AUD)

배급사 : 오드(AUD)


지난 12월 29일 국내 개봉한 영화 <램>은 아이슬란드의 발디마르 요한손 감독의 작품으로, 양 목장에서 태어난 아이를 데려다 키운 한 부부에게 닥친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포스터 분석

이 영화의 메인 포스터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포스터 위쪽과 아래쪽 각각에 영화의 셀링포인트인 영화제 수상 기록들과, 국내에서 흥행한 영화 <월요일이 사라졌다>(2017)의 주연 '누미 라파스'의 출연 사실이 적혀 있다. 그러나 포스터의 최상단을 보면 '<미드 소마> <유전> A24 호러'라는 문구가 이들보다 더 큰 크기로 강조되어 있다.




A24가 뭐길래?

“로버트 패틴슨, 스칼렛 요한슨 같은 스타들이 작은 영화에 출연하고, 조나단 글레이저, 드니 빌뇌브 같은 작가 감독들이 제작사의 간섭 없이, 깊이 있고 개인적인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곳.”  - 미국 남성지 <GQ>


A24는 미국의 독립영화 제작배급사로, A24가 제작한 <문라이트>(2017), <유전>(2018), <미드 소마>(2019) 등 국내 개봉한 여러 독립/예술영화들이 그들만의 독창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아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며 국내 영화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고, 영화 산업에서 이례적으로 '믿고 보는 제작사'가 되었다. 따라서, '관객들이 열광하는 영화사의 영화'라는 셀링포인트에 주목하여 이를 포스터의 최상단에, 영화 제목 다음으로 크게 보이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근데 이 영화, A24의 영화가 맞을까?

사실 A24는 이 영화를 북미에 배급했을 뿐이다. A24에서 배급작으로 선택했다는 사실 역시 영화 팬들에게 있어서 매력적인 셀링포인트가 될 수 있겠지만, 제작과 배급의 차이는 분명하다. 그러나 '<미드 소마> <유전> A24 호러'라는 카피는 '제작'으로 유명한 회사의 이름을 빌려 그들이 제작한 작품들과 <램>을 교묘하게 동일 선상에 놓고 있다.


마케팅에 속은 관객들

출처 : syunni1225님의 블로그
출처 : doona님의 블로그

 그 결과 관객들은 <램>이 A24에서 새롭게 제작한 신작 호러 영화라고 착각하게 된다. 실제로 해당 영화 관람 관객들의 네이버 블로그 리뷰를 살펴보면, 상당수의 관객들이 A24가 영화를 만들었다고 잘못 인지하고 있었다.




출처 : <램> 국내 배급사 AUD 인스타그램

마케터가 될 것인가, 사기꾼이 될 것인가

'A24 호러'라는 카피는 아이슬란드의 다양성 영화를 유명 브랜드가 새겨진 새빨간 상자에 완벽하게 포장해 냈다. 그러나, 좋아하는 브랜드의 신상이 나와 구매했는데 열어 보니 택만 갈아끼운 타 브랜드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관객이 느낄 상심과 배신감은 누가 보상해야 할까. 마케팅과 사기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다. 관객을 홀리되, 속이지는 않는 선을 지키는 것. 영악하되 비열하지 않은 자세는 영화마케터들의 숙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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