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서, 길 위에서 길을 가르치는 예수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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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그 이름을 거룩하게 하여 주시며, 그 나라를 오게 하여 주시며, 그 뜻을 하늘에서 이루심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주십시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내려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여 주십시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은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 (마태복음서 6:9-13)
1.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방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아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하여야만 들어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들을 본받지 말아라.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계신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 .” (마 6:7-9ㄱ)
그리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그 이름을 거룩하게 하여 주시며, 그 나라를 오게 하여 주시며, 그 뜻을 하늘에서 이루심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주십시오.”
‘주의 기도’의 전반부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하게 되는 것, ‘아버지의 나라’가 오는 것, 그리고 ‘아버지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것. 우리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내용입니다.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지금 사는 일도 벅찬데, 당장 코 앞에 닥친 일도 버거운데, 어떻게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해지는 일, 하나님 나라가 오는 일, 그리고 하나님의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일. 그건 하나님께서 하실 일이다. 우리가 할 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그러니 우리는 기도만 할 뿐이다. 그래서 주님, 이 모든 것을 주님께 맡깁니다, 우리는 주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를 믿음으로 할 뿐입니다.”
그런데 ‘주의 기도’는 그렇게 끝낼 수 있는 기도는 아닙니다. 짧기만 짧고 간단하기만 간단한 기도는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깁니다, 아멘, . . . 하고 끝낼 기도가 아닙니다. 주의 기도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뜻과 계획을 우리에게 알려 주시는 일종의 계획서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일을 우리가 함께 하도록 우리를 하나님의 일에 초대하는 주님의 초대장입니다. 외워서 습관처럼, 버릇처럼 하는 기도는 사실 아닙니다.
2.
여기 얼핏 주의 기도의 내용을 보면, 사실 지금 당장 내가 기도를 해야 할 그런 필요가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정말 주님께서 내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들을, 그리고 그 절실한 나의 마음을 아시기는 할까 싶습니다. 정말 나의 필요한 것들을 다 아신다면 이렇게 기도하라고 하셨을까? 나의 기도가 아니라 남의 기도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 무릎을 꿇고 간절하게 해야 할 나의 기도로는 영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에 대한 주님의 다른 말씀을 찾습니다.
“구하여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그리하면 너희가 찾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열어 주실 것이다. 구하는 사람마다 얻을 것이요, 찾는 사람마다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는 사람에게 열어 주실 것이다. 너희 가운데서 아들이 빵을 달라고 하는데 돌을 줄 사람이 어디에 있으며, 생선을 달라고 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 너희가 악해도 너희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사람에게 좋은 것을 주지 아니하시겠느냐?” (마 7:7-11)
우리가 원하던 기도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래 무엇이든 구하면 다 주신다고 하셨는데. . .’ 사실 이게 우리에겐 복음처럼 느껴지고, 이 기도의 말씀이 ‘주의 기도’보다 더 마음에 와 닿는 것도 사실입니다.
3.
다음은 ‘주의 기도’ 후반부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듯이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주의 기도’ 전반부보다는 좀더 우리가 해야 할 기도처럼 보입니다.
“하나님, 우리의 잘못과 죄를 용서하소서. 우리를 시험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악에서 우리를 구하소서.”
당연히 신앙인이라면 해야 하는 기도입니다. 신앙인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 ‘죄’라는 단어, ‘회개’라는 단어의 그 뜻도 모르면서, ‘하나님 나는 죄인입니다, 회개합니다, 용서해주세요’ 기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주님, 저의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 다 고백하오니, 주님, 용서하여 주십시오.”
많이 하기도 했고 많이 듣기도 했던 기도입니다. 그런데, 성인이 되도 한참 전에 된 지금 우리가 이렇게 모든 잘못과 죄를 한꺼번에 ‘퉁’쳐 고백하고 회개해도 되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그 ‘모르고 지은 죄’는 그렇다 치더라도, 그 ‘알고 지은 죄’, 우리가 ‘알면서도 지었다’ 하는 그 죄, 그 잘못을 어린 아이가 아닌 우리는 정말 알기는 할까? 그렇다면 그때 어린 시절, 그 말의 뜻도 모르고 회개하고 용서를 구한 것과 뭐가 다를까?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한 것처럼, 하나님 아버지께서도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 . .”
지금 우리는 어린 아이가 아닌 어른으로서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정말 용서하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잘못을 또 그 사람에게 말하고 그 사람의 용서를 구하고 있을까? 우리는 우리에게 한 잘못을 사람을 우리가 용서하지 않아도, 하나님께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용서하실 것이다, 확신을 하는 것일까?
‘주의 기도’는 사실 생각만큼 쉬운 기도는 아닙니다.
4.
그리스도 예수께서 하신 말씀 중에 ‘황금률 (Golden Rule)’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마 7:12, 공동번역)
황금률이란 성경의 가르침,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께서 너희는 이렇게 살아라 하시며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우리 신앙인이 지켜야 할 윤리와 도덕의 대원칙이며 요약입니다. 그렇다면, 이 말씀을 우리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너희가 남의 잘못을 용서하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남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마 6:14-15, 공동번역)
정말 내가 하나님께서 나의 죄와 잘못을 용서해주시기를 바란다면, 나 역시 내 형제와 자매들의 잘못을 용서해야 한다는 말씀이고, 내가 하나님께 나의 죄를 고백하고 회개한다면, 내 형제와 자매들에게 또한 나의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주의 기도’는 우리에게는 불편한 진실을 담은 ‘불편한 기도’입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이니, 하나님과 나, 그리고 우리의 관계에서 끝나면 좋겠는데. 내가 하나님께 회개하고 그래서 하나님께 용서받고. 그것으로 끝이면 좋겠는데. 그게 아니라 우리 서로가 서로에게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고 또 용서를 받고 해야 한다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주의 기도’는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불편한 기도’입니다.
(→ 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