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전문변호사 이성호의 이혼 story
남편으로부터 성병에 감염을 당하여 문의를 주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상적인 부부관계로는 현실적으로 성병에 감염을 당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남편이 외도를 하여 타인으로부터 성병에 감염을 당한 사실이 밝혀지게 됩니다. 즉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인하여 성병에 감염당한 케이스에 해당됩니다.
통상적으로 남편들은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자신이 외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을 합니다. 그러나 이는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며 단순히 자신의 과오를 덮기 위한 변명일 뿐입니다. 남편으로부터 성병에 감염되는 경우, 아내들은 남편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게 됨과 동시에 병리적으로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중고에 놓이게 됩니다. 일단 치료를 받은 상황에서 아내분들은 혼인관계의 해소에 관하여 문의를 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민법 제840조 1호에서는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인한 재판상 이혼사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정행위란 쉽게 말해 자신의 의사로 배우자가 아닌 이성과 교제를 한 경우를 말합니다. 성관계가 없다 하더라도 부부간의 정조의무를 위반하여 배우자가 아닌 이성과 연락을 주고받거나 애정표현을 하거나 만나는 경우에도 부정행위가 성립됩니다. 따라서 배우자로부터 성병을 감염당한 경우에는 그 자체로 부정행위가 입증됨을 말씀드립니다.
사례를 들어 이해를 돕겠습니다.
남편 감 씨와 아내 명 씨는 영아인 자녀를 둔 혼인 3년차 부부입니다. 감 씨는 영업직에 종사하여 술을 마시거나 귀가가 늦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출장을 다니는 일도 잦았으나 명 씨는 감 씨의 직업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였고 가족을 위해 감 씨가 고생한다며 감 씨가 귀가하면 따뜻하게 맞아주었습니다.
감 씨와 부부관계를 가진 뒤 어느 날, 명 씨는 자신의 몸에 반점과 물집이 생기기 시작하여 놀란 마음에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에서는 성병이라고 진단을 하였습니다. 명 씨는 이러한 성병이 어떻게 감염될 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성관계를 통해서만 감염될 수 있다고 답변하였고, 감 씨 이외에는 성관계를 가지지 않은 명 씨는 이 말을 듣고 망연자실해졌습니다.
명 씨는 감 씨가 귀가하자 이를 따지며 물었고, 감 씨는 자신은 그런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하였습니다. 명 씨는 감 씨에게 그러면 같이 병원에 가보자고 하였습니다. 감 씨는 그럴 필요가 없다며 명 씨에게 화를 내었습니다. 고생하는 자신에게 명 씨가 억울한 누명을 씌운다며 명 씨에게 어디에서 성병이 걸린 것이냐고 따졌습니다.
명 씨는 어이가 없어 감 씨와 크게 다투었고, 이내 감 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내역을 확인해보았습니다. 감 씨의 휴대전화에는 많은 여성과 나눈 대화들이 있었으며 이를 증거로 감 씨를 추궁하자 감 씨는 업무적으로 접대를 해야 하다 보니 아는 사이라며 끝까지 명 씨를 이상한 아내로 몰아갔습니다.
명 씨는 감 씨에게 떳떳하다면 병원에 같이 가보자고 하였습니다. 감 씨는 그러자고 하여 같이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에서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감 씨에게는 명 씨에게 없는 성병이 추가적으로 발견되었습니다. 명 씨는 더 이상 감 씨와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명 씨가 감 씨에게 이혼을 요구하자 감 씨는 이혼은 절대로 해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명 씨는 소송대리인을 찾아가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였습니다. 소송대리인은 명 씨의 설명을 듣고 감 씨의 부정행위로 인하여 감염된 객관적인 정황이 있고, 입증이 가능한 상태이므로 명 씨가 재판으로 혼인관계를 해소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명 씨는 마지막으로 감 씨에게 협의이혼을 요구하였으나 감 씨는 이를 거부하였고, 이에 명 씨는 감 씨를 상대로 재판상 이혼, 위자료, 재산분할 및 어린 딸의 친권과 양육권자의 지정을 청구하였습니다. 법원은 감 씨에게 혼인관계 파탄의 유책성이 크다고 인정하여 명 씨의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이처럼 남편에게 성병을 감염당한 경우에 재판을 통한 혼인관계의 해소가 가능함을 알 수 있습니다. 남편들이 궁지에 몰려 거짓말을 하거나 적반하장으로 아내를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로 몰아가는 경우를 실무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휘말리지 말고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문제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고 결심을 하였다면 소송대리인을 찾아가 혼인관계의 해소를 준비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오늘 말씀드린 내용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