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반성과 사랑과 올바름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노력
나의 가장 오랜 취미는 독서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구미가 당기는 대로 읽는다.
그래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분야가 있는데, 자기 개발서와 에세이였다.
자기 개발서는 아직도 잘 읽지 않는다. 이미 하고 있거나 아예 못할 내용들 뿐이라서^^;;;.
그러나 나이가 들고 부모가 되고 부모님을 이해하기 시작하며,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겪게 되면서, '세월을 이길 자 없다'는 격언을 몸소 겪게 되면서 에세이를 많이 읽게 되었다.
여러 책을 읽으며, 즉 여러 인생을 읽으며 나의 인생도 남의 인생도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역지사지의 힘이 조금은 생긴 것 같아 기뻤다.
그러면서 내가 더 어리고 방황했을 때 이런 책들을 읽었더라면 큰 도움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졸업한 아이들(저는 작은 글방을 운영하는 공부방 선생님입니다.) 이 성인의 길목에 들어설 때 나를 찾아오면 에세이 집을 한 권씩 선물해주곤 한다.
길게는 초등 때부터, 짧게는 중등 때부터 나와 함께 커간 나의 학생들. 고등2학년 정도되면 글방에선 졸업시키고 큰 입시학원으로 보내는데, 입시 끝나고 혹은 입학 후에 내게 놀러 온다.
나와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ㅋ ㅋ 남학생들이 더 많이 수다스럽다. 이런저런 근황도 알리고 고민도 상담한다.
그때 가장 많이 해주는 말은 많이 겪어보고 많이 만나보고 많이 보고 들으라는 것이다. 대학교를 꼭 가야만 행복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학생이 되지 않으면 느껴볼 수 없는 것이 분명히 있으니 이왕 된 김에 누려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책을 전해준다. 물론 책은 매번 다르다. 아이들 성향이 다 다르니.
이 책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이란 책도 낼모레 놀러 오기로 한 ㅅ ㅎ 이를 위해 골라온 책이다. 저자 문상훈은 얼굴은 좀 아는 개그맨으로만 알았다. 서점에서 여러 책을 살펴보다 책의 문장들이 ㅅ ㅎ 이에게 취향저격일 것 같아 골랐다.
내가 읽은 저자는 자기 자신에 대한 객관화의 노력을 아주 오렸을 때부터 해오고 반상 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하고 싶어 하며, 좋은 사람으로 살고 싶어 하는 이였다.
울 ㅅ ㅎ이는 훤칠한 키에 운동을 잘해 좋은 체격을 가지고 있지만 알맹이는 순하디 순하고 감성적이며 여린 아이이다. 타인을 배려할 줄 알고 자신의 마음과 타인의 마음을 잘 다독이는 현명한 어른으로 자랄 아이이다. 사실 길에서 만나면 아이라고 하기는 어색하다. 완전 청년의 모습이다. 하지만, 내게는 평생 '초기 중2병 걸린 귀여운 놈'일 것이다.
문상훈의 글은 솔직해지고 싶어 엄청 노력한 것이 내용과 문체에서 절실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시인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구구절절 표현한 부분이 있는데 시인 분들이 보시면 엄청 뿌듯하고 흐뭇하며 감동받으실 것 같았다. 그 속에서 저자가 시인에 대한 큰 열망과 동경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그런지 문장에서 시의 기법들이 종종 보인다.
나는 약간 아쉬웠다.
산문은 산문으로 잘 익히는 것을 좋아하는데 시의 기법으로 쓰니 무슨 뜻인가 하는 부분들이 좀 있었다. 물론 나의 이해력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것은 인정하고!
힘들게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을 보내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사회적으로 성숙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 글들이 울 ㅅ ㅎ이에게도 힘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