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속에 어른이 돼 가는데 '나'를 잃지 않기로 한다
박완서 작가의 자전적 성장 소설 2부인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독립 후 혼란한 국내 사정에 결국 터져버린 6. 25 전쟁으로 생존 자체가 힘겨운 시기부터 내용이 시작한다.
피난 가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서울 수복 후 모진 고초를 당하고, 존재의 바닥까지 설움을 당한다.
부상을 입고 돌아온 오빠는 바닥에서부터 다른 사람이 되어 왔다.
엄마의 이중적인 가치관과 남다른 기대 등등 주인공을 괴롭게 하는 것들도 많았다.
특히 생계를 위해 미군부대에 취직하면서 겪게 되는 사회생활이 어딘가 보호받던 존재에서 사회로 내던져져 생으로 고생을 알고 삶을 알아가게 되는 것 같아 안쓰러웠다.
어린 시절의 풋풋함이나 생기는 사라지고 이제는 적당히 주변을 읽어가며 어른이 돼 가는 모습이 나는 왜 서럽게 보이는지!
하지만 배우자를 만나고 결혼을 결심하며 홀로 서기를 하는 모습은 용감해 보였다.
정신적 독립과 나다움을 지키고 보존하는 힘이 참 대단해 보였다.
그래서 작가로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는 작가가 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나는 마모되고 싶지 않았다. 자유롭게 기를 펴고 싶었고, 성장도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