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나빠진다.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다. 마리가 죽을 것이라는 사실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 어쨌든 살아있는 생물은 모두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니까. 하지만 마리가 힘들지 않게, 이왕이면 조금만 더 천천히 뛰지 않고 걸어갔으면 하는 내 욕심이 나를 우울의 늪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어제와 다른 오늘의 모습을 보면 굳게 다잡았던 마음이 와르르 무너진다. 마리랑 있을 때 울지 말아야 되는데, 마리가 나를 울보라고 기억하면 안 되는데, 마리가 날 믿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데, 마리가 나 때문에 슬퍼하면 안 되는데.
하지만 마리는 아마 “엄마 요즘 고장 났나? 자꾸 물이 흐르네. 으- 물 극혐.” 정도로 생각하겠지?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