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쥴리 May 12. 2023

하루하루.

하루하루 나빠진다.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다. 마리가 죽을 것이라는 사실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 어쨌든 살아있는 생물은 모두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니까. 하지만 마리가 힘들지 않게, 이왕이면 조금만 더 천천히 뛰지 않고 걸어갔으면 하는 내 욕심이 나를 우울의 늪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어제와 다른 오늘의 모습을 보면 굳게 다잡았던 마음이 와르르 무너진다. 마리랑 있을 때 울지 말아야 되는데, 마리가 나를 울보라고 기억하면 안 되는데, 마리가 날 믿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데, 마리가 나 때문에 슬퍼하면 안 되는데.


하지만 마리는 아마 “엄마 요즘 고장 났나? 자꾸 물이 흐르네. 으- 물 극혐.” 정도로 생각하겠지? 그랬으면 좋겠다.


엄마를 한심하게 바라보는 고영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