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창업
마음속엔 기억의 종이가 있다.
그 종이에는 말의 모든 기억이 선으로 남겨진다.
종이 가운데에 누군가 남긴 실처럼 가느다란 말이 실선처럼 종이 위에 떨어지고 있다.
툭툭.. 점처럼 눈으로 잘 관찰해야 보이는
아무 선도 아닌 것 같은 얇은 선들이 누군가의 말을 통해 종이 위에 그어진다.
그렇게 툭툭 말하듯 종이 위에 그려진 얇은 선.
시간이 지나자 자세히 보아야 잘 보였던 여러 개의 얇은 선들이 하나로 뭉쳐지더니 이내 굵고 진한 선이 기억에 만들어졌다.
얇은 선일 때는 똑바로 펴졌던 기억의 종이이었다.
여러 개의 선이 말처럼 겹쳐지더니 종이를 잘 펴서 서랍 속에 안 보이게 넣어도 선대로 접어진 종이가 시아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었다.
누군가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라는 말이었다.
그런데 그 선들이 내 기억에 진한 선으로 남아 버렸다.
그어진 선의 모양대로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서랍 속에 넣는다면 다른 선이 안 만들어질까?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다면 찢거나 버려야 하는가?
나도 다른 사람의 기억에 얇은 선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