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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왜 이렇게 어두워… 혹시 논문 같은 거 써?

by Helping Hands

얼마 전 DBpia 인스타에서 굿즈 판매 게시물을 봤다. 바로 아래 이미지의 게시물이었다.

사람이 왜 이렇게 어두워… 혹시 논문 같은 거 써?

논문심사 탈락도 락이다.


정말 논문 작업 중인 대학원생들의 pain points를 잘 잡아낸 재기 발랄한 마케팅이 아닐 수 없다.


작년 여름부터 1년간 박사논문 작업을 하면서, 일-논문 사이를 핑퐁하며 사람도 거의 못 만나고 올드보이 같은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잘 쉬는 법, 워커홀릭의 부정적 영향에 관한 칼럼을 쓰고 강의를 하면서 정작 나는 쉬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람이 너무 어두워지는 거 아닌가 했는데(마침 오늘 ootd도 올블랙이다 젠장…)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니… 위로와 안심.


1년간 2~3주 간격으로 지도교수님을 뵙고, 논문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힘도 들지만, 한편으론 정년 마지막 해에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졸업시켜 주십사 매달린 제자를 받아주신 교수님께 감사한 마음도 크다.


어느덧 8년 전이 된 대학원 입학 원서를 쓰고 기어이 입학한 그 시절의 나를 원망하며, 다시 한번 그런 식으로 깝친다면(?) 가만 두지 않겠노라고 스스로를 협박하기도 수십 번이었다. 자아분열과 멘탈붕괴, 끝없는 겸손을 경험하고 싶다면 여러분 박사논문 쓰세요…(이 고생 나만 할 수 없어…)


조금만 더 기다리면 강산이 바뀐 후 졸업할 수 있을 뻔(?)했는데, 다음 학기 심사 후 무사히 통과가 된다면 상전벽해를 눈앞에 두고 졸업하게 될 것이다. 까비(?)…


이제 심사위원들께 논문을 보내드리고 예심과 본심, 수정 작업이 이어질 테다. 지도교수님께서도 논문 퀄리티에 어느 정도 만족하셨지만, 완벽주의+강박적 성향 인간인 나는 여전히 걱정이 많다.


심사탈락도 락이라고 굿즈는 그러지만, 그런 불상사는 절대 never ever 일어나지 않길 간절히 바라며…


논문은 안 쓰지만 나처럼 어두워진 분이 있다면 이 글을 보며 잠시나마 힘을 내실 수 있길…


p.s: 심사위원들께 보내드릴 논문 스프링 제본 가격을 확인해 보니 88,000원이란다…괜차나..이럴려고 돈 버는 거지 모…(또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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