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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만석 Jan 19. 2024

‘할아버지와 초등 손녀’의 수학 공부

구구단

  

토요일 저녁이 되면 공주 둘이 할아버지·할머니 집에 온다. 그리고 다음 날 저녁에 데려다주면서 아들 내외와 식사하는 것으로 한 주가 마무리된다. 이렇게 한지 거의 6년은 되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기엔 아직도 아기인데, 벌써 초등학교 2학년이다. 새벽에 일어나 8시까지 학교에 가고, 토요일은 오후 4시까지 이것저것 배우러 다닌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국어나 수학 숙제도 해야 한다. 외국인 학교라 영어 숙제가 없는 것만도 다행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고, 사회에 나가더라도 끝없는 배움이 앞에 있는데. 그러나 대한민국의 경쟁적인 교육열에 모든 어린이가 다 이러하다고 하니 어찌하겠는가.   

    

아마도 나도, 초등학교(과거 국민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을 보내면서, 국영수에 60 내지 70%의 시간을 투자했을 거다. 그리고 빈곤국에서 선진국인 지금의 대한민국으로 가는데 나름 동참한 전문경력도 있거늘, ‘어렵게 배웠던 수학이나 영어를 실제 사회에서 얼마나 활용했지는 확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도 ‘사고하는 능력’이나‘응용 능력 향상’에는 도움은 되었겠지만. 이런 생각에 공부 물량에 시달리는 어린 손녀를 보는 애처로움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니 ‘공부의 양적인 면’을 조금이라도 줄여 주려면 ‘질적인 면’에서라도 작은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토요일 오후에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오면서 밀린 숙제를 가져오는 날도 늘어만 간다. 주로 수학이다. 하긴 얼마나 지겹겠나.     

하나, 둘 숫자 세는 것은 자연스럽게 배운 것 같다. 나이 자랑도 하고, 장난감이나 과자를 살 때 필요하니 그러했을 거다. 그러나 덧셈, 뺄셈부터는 다르다. 재미없어하는 것은 할아버지와 다름없다. 어려워질수록 재미가 적어지니 당연하겠지.   

    

오랜 경험상, ‘덧셈은 10을 만드는 수의 조합을 먼저 익히는 것이 계산에 유리’하다. ‘1+9은 10, 2+8은 10, 3+7은 10, 4+6 10, 5+5는 10,  6+4는 10, 7+3은 10, 8+2는 10, 9+1은 10.’ 익숙해지면 계산능력이 향상된다. 예로, 7+8은 7+3과 5이니 15이다. 10을 먼저 만들면 된다. 뺄셈도 10에서 먼저 빼주고 나머지를 더하는 순서를 지키면 된다. 15-7은 10에서 먼저 7을 빼준 다음 5를 더하면 8. 뭐 이런 식이다.

‘10을 기준으로 올리고 내리며 덧셈과 뺄셈을 하면, 계산이 단순해지고 체계적이 된다.’   

    

그런데 숙제에서 이런 응용문제도 만났다. 17 + (  ) = 35, 35 - (  ) = 17.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지 난감하다. 이항 원리를 알려준들 이해할 리 없다. 막대 그림으로 이해시키면 되지만, 그래도 잊어버리지 않을 원칙적인 말은 없을까? 그래서 만들어 봤다. “작은 것들의 합(17 + (  ))은 큰 것(35), 큰 것(35)에서 작은 것(17)을 빼면 다른 작은 것(  ).” 세상의 이치와도 딱 일치한다.  

    

얼마 새 학기가 시작되자, 덧셈과 뺄셈은 끝난 모양이다. 숙제가 곱셈으로 넘어왔다. 한 자릿수 곱셈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처럼 의미도 모르고, 무작정 외웠던 그 구구단을 강요할 수도 없지만, 사실 구구단 전부를 외우는 것도 쉽지 않다. 계산기를 두드리면 금방 답이 나오겠지만 이건 학습이 아니다. 하여간 앞으로 많은 수학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려면 구구단이 절대로 필요한 것은 맞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제 곱셈에 첫발을 딛는 손녀에게 강제로 외워야 될 숫자로 된 구구단 대신할 무엇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서 만들어 본 것이 구구단의 의미를 담은 ‘시각적인 학습 도구’다. ‘가로 10개, 세로 10개의 그림 박스’다.  

                                    


이 그림 박스를 설명한 후, 이 도구를 활용하여 한 자릿 수 곱셈 숙제를 하게 해 보았다. 다행히 초등 2학년 손녀가 첫 번째 가져온 곱셈 숙제를 쉽게 마무리했다. 분명 활용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어린 손녀가 반복하여 보면서 쉽게 구구단을 암기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수학에 자신감이 높아져 흥미를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그림 박스 활용 의미)     

1. 곱하기는 더하기를 쉽게 하기 위해 고안된 셈법인 것을 인식시키기 좋다. 예로 4x4는 4를 4번 더하는 것. 즉 4+4+4+4를 쉽게 계산하기 위해 고안된 셈법이라는 점.      

2. 제곱수 1x1=1, 2x2=4, 3x3=9, 4x4=16, 5x5=25, 6x6=36, 7x7=49, 8x8=64, 9x9=81, 10x10=100만 외워두면, 그림을 이용하여 모든 곱셈에 대한 응용이 가능해진다. 예로, 6x8은 6x6은 36에서 출발하여 6을 한번 더하면 6x7, 6을 한 번 더 더하면 6x8이 됨을 그림으로 알 수 있다. 그림을 연상하면서 반복하면 구구단을 쉽게 외울 수 있겠다.      

3. 작은 수를 앞세워서 계산하면 구구단 반만 외워도 됨을 그림에서 알 수 있다. 8x4는 작은 수를 앞세워 4x8로 계산하면 된다. 결과적으로 제곱수 아래만 외우면 된다. 이렇게 하면 8단은 8x8, 8x9, 9단은 9x9 만 외우면 된다.


4. 이 그림 박스는 덧셈과 뺄셈에 활용해도 좋다. 15-8은 10에서 8을 먼저 빼고 5에 더하면 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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