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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철미 Aug 29. 2023

아이가 보고 싶은 날

마음껏 사랑하고 표현해도 되는 나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항상 눈에 밟히고 생각나지만

유독 그런 날이 있다.


오늘은 하루종일 화장실 가기도 타이밍을 노려야 할 만큼 바쁜 날이었다.

그 와중에 자꾸만 첫째가 보고 싶었다.

마치고 돌아오는 퇴근길.

나에게 허락된 얼마 없는 자유시간에 아이 사진을 찾아본다.

일부러라도 내가 보고 싶은 영상이나 웹툰, 글들을 보거나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데 오늘은 아이를 향한 그리움을 참을 수가 없다.

태권도에서 찍은 사진 ㅠㅠㅠ너무귀여워 ㅜㅜㅜㅜ

그리고 그렇게 만난 아이.

평소보다 더 진심을 담은 인사로 아이를 맞았고, 여느 때처럼 아이도 날 향해 웃어준다.

인사를 하고 학원 차에 내리는 아이에게 손을 내밀면 당연스레 잡고, 잡은 손을 유지하며 종알종알하고 싶은 이야기를 떠들어댄다.

”엄마가 딴딴이 엄~ 청 보고 싶었어! “

“그래? 그래도 엄마 아픈 사람들 치료 안 해주고 나 보러 오면 안 되는 거야. 나도 잘 참고 있으니까 알겠지?”


다섯 살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오빠미를 뿜어내며 다정하게 집에 올라가는 길.

이 소소하고 따뜻한 시간이 내내 마음에 잔상으로 남을 것 같다.


둘 다 잠이 든 밤.

양쪽 팔에 하나씩 팔베개를 하다가 기침+그렁대는 숨소리에 둘째 네뷸라이저 해주기 위해 잠시 팔을 뺀다.

다 끝나고 누워서 편히 핸드폰 좀 보려는데 오늘따라 첫째 숨소리도 사랑스럽다.

하나만 있을 때처럼 팔베개를 하고, 반대팔로 아이를 꼭 안아준다.

아이는 버튼을 누르면 출력대는 결과처럼 당연스럽게 내 품을 파고들며 같이 안아준다.


잠든 아이를 안고, 만지고, 쓰다듬으며 잘 수 있는 이 시간들을 미래의 나는 얼마나 부러워할까.

벌써 오동통한 아기시절 꼼꼼한 아가냄새 풍기던 둘째가 그리운데…

보고싶은 내 아기

오늘은 현재를 풍족하게 산 것 같아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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