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엔 분명 사무칠 지금 이 순간들
연차를 내고 워터파크로 향한다.
꽤 오래, 심하게 아팠던 둘째가 온전치는 않지만 나은 기념으로.
경기도 사는 이모네 가고 싶은 건지, 아니면 그냥 매일매일 일상이 지겨운 건지 학원 가기 싫다고 말하는 첫째를 위해서.
그렇게 겸사겸사 떠난다.
충분히 자고 느지막이 일어난 아침.
준비해서 차를 타고 출발.
요즘 말이 늘어서 종알종알 말이 많은 둘째와 원래도 말이 많은 첫째가 각자 떠들기 시작한다.
적당히 둘에게 반응해 주며 가는데
운전석 뒷자리에 앉는 둘째가 손을 잡아달라고 한다
나 하나 불편하면 가는 길이 덜 시끄러울 테니 팔을 젖혀 작고 통통한 손을 잡는다.
그제야 보이는 아이.
나만 힘든 게 아니고, 아이도 안전벨트 때문에 상체를 잔뜩 숙여야 내 손을 잡을 수 있다.
그 와중에도 창밖에 비행기 보라며 종알종알.
문득 너무 행복한 시간의 한 중간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을 마음껏 사랑해도 괜찮은.
내 사랑이 아이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눈치 보며 애써 관심을 덜어낼 필요가 없는.
하루하루를,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겠다.
지금 이 순간이 지칠지언정 활활 태워내서
나중에는 은은하게 온기를 전달하는 숯이 되어야겠다.
오늘도 사랑스러워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