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가들!
엄마가 브런치 작가가 됐을 때의 기쁨은 이제 희미해지고
하루하루 살아가기 급급해 어플이 지워지기까지 글을 쓰지도, 읽지도 않았어.
오늘 하루를 돌이켜 보는데, 웬일로 너희에게 화 한 번 내지 않은 하루였더라.
그게 뿌듯하고 기분 좋아서 브런치에 글을 남기고 싶단 생각과 동시에 어떻게 하면 꾸준히 글을 남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엄마의 처음이자 마지막 장래희망은 작가였어.
그냥 책이 좋았고, 그래서 책을 많이 읽고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
하지만 크면서 내 꿈은 빛을 잃었고 그냥 성적에 맞게 적당히 취직만을 보고 대학을 갔었어.
그런 꿈이었는데 이렇게 보내긴 싫었어.
엄마가 유일하게 꿈을 이룬 공간이잖아.
이 공간을 지키면서 나 스스로를 소진시키지 않을 방법이 생각난 게 너희에게 매일 편지를 쓰는 거야.
이건 정말 매일 할 자신이 있네. (아직은)
그래서 시작하려고.
오늘은 딴딴이, 내일은 땡큐. 혹은 둘 다에게.
그 누구도 읽지 않는 글이 될지라도, 먼 훗날 너희가 돌아 올 안식처가 될 수 있게.
캄캄하고 외로울 때, 깊이깊이 잠겨서 헤어 나올 힘조차 내기 싫을 때
너희가 기억하지 못해도 이렇게나 절절하게 사랑받으며 자랐다는 사실이 너희를 끌어올려 줄 거야.
그 한순간이 있다면 앞으로의 모든 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되겠지.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