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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철미 Nov 15. 2023

사랑하는 나의 아들들에게

안녕 아가들!

엄마가 브런치 작가가 됐을 때의 기쁨은 이제 희미해지고

하루하루 살아가기 급급해 어플이 지워지기까지 글을 쓰지도, 읽지도 않았어.


오늘 하루를 돌이켜 보는데, 웬일로 너희에게 화 한 번 내지 않은 하루였더라.

그게 뿌듯하고 기분 좋아서 브런치에 글을 남기고 싶단 생각과 동시에 어떻게 하면 꾸준히 글을 남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엄마의 처음이자 마지막 장래희망은 작가였어.

그냥 책이 좋았고, 그래서 책을 많이 읽고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

하지만 크면서 내 꿈은 빛을 잃었고 그냥 성적에 맞게 적당히 취직만을 보고 대학을 갔었어.

그런 꿈이었는데 이렇게 보내긴 싫었어.

엄마가 유일하게 꿈을 이룬 공간이잖아.


이 공간을 지키면서 나 스스로를 소진시키지 않을 방법이 생각난 게 너희에게 매일 편지를 쓰는 거야.

이건 정말 매일 할 자신이 있네. (아직은)


그래서 시작하려고.

오늘은 딴딴이, 내일은 땡큐. 혹은 둘 다에게.

그 누구도 읽지 않는 글이 될지라도, 먼 훗날 너희가 돌아 올 안식처가 될 수 있게.

캄캄하고 외로울 때, 깊이깊이 잠겨서 헤어 나올 힘조차 내기 싫을 때

너희가 기억하지 못해도 이렇게나 절절하게 사랑받으며 자랐다는 사실이 너희를 끌어올려 줄 거야.


그 한순간이 있다면 앞으로의 모든 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되겠지.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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