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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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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현 Oct 05. 2021

엄마 친구 딸 있잖아, 결혼 2주 전에 파혼했대

동정과 공감사이

엄마 曰

큰딸~ 엄마 부천 친구 딸내미 있잖아.

남자 친구랑 결혼 앞두고 제주도로 여행 갔는데 거기서 대판 싸웠나 봐.

근데 남자가 거기다가 여자 혼자 두고 차 타고 혼자 올라와버렸대.

그래서 그 딸이 2주일 전에 결혼하지 말자고 했나 봐.

결혼식도 호텔에서 한다고 밥도 엄청 비싸다고 그랬는데 돈도 엄청 날렸지 뭐.


수현()

헐! 돈 아깝다.

그래도 뭐 남자애가 너무 했다.

싸워도 그렇지, 어떻게 여자 혼자 버리고 가냐?


엄마 曰

그 딸은 그래도 능력 있으니깐 딴 남자 만나겠지.

근데 그 집 딸 일본 갈 건 가봐.

여기 있기 싫다고 그러는가 봐.

능력 있으니깐 다행이지 뭐.


수현()

와, 일본 가서 살면 좋겠다.

능력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네 정말.




이 대화의 소재인 '딸내미'처럼 누군가는 지금 내 얘길 하겠지.

나는 파혼을 했다.

그 사람이 능력 있어서 다행이고 일본 가서 살 수 있어서 부러운 사람이기 전에 얼마나 아팠을지 내가 그렇게 쉽게 말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불쌍하다고 동정이나 했다.


동정은 나에게 생기지 않을 거라는 건방진 확신 때문에 쉽게 하는 거겠지.
공감은 나도 아파야 할 수 있다는 수준 높은 감정이니까.


그때 내 스낵 거리가 되었던 그 따님 분에게 마음을 담아 꼭 건강하시라고 전한다.

마음도 몸도.

그리고 그 말을 나에게도 전한다.


엄마 지인 따님분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엄마와 나의 대화는 각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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