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드라마
남자친구, 이제 파혼남.
파혼남과 헤어진 후 보면서 매회 울었던 드라마가 있다. 바로 '동백꽃 필 무렵'이다. 거기 나오는 황용식처럼 내 파혼남도 경찰이었고 참 순박했던 사람이었다. 너무 오버랩이 되서 보기 힘들다가도 그립다는 이유로 드라마로 떠올리며 울고 웃고 그랬다. 1년 후 다시 볼 때도 그런마음이었다. 물론 황용식이처럼 나를 지켜주진 못했지만. 일정 부분 황용식처럼 수줍어하고 애정표현에 적극적이고 그런건 참 비슷했다. 하지만 그 드라마에서 결국 제일 좋았던 건 황용식이 아니라 홍자영이었다. 극중 규태의 와이프였던 동네에 유일한 변호사. 홍.자.영!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날렸던 대사들에 울컥할 수 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저를 찌르고, 저는 규태를 찌르고, 규태는 제 눈치를 보고, 그럼 어머니는 또 저를 찌르고 그 멍청한 싸이클에서 우린 다 그냥 피해자였던 거겠죠.""나는 노규태를 금가락지인 줄 알고 골랐는데 살아보니까 이게 놋가락지도 안 되는 거야. 근데 더 압권은 시부모는 나한테 다이아나 준 지 안다는 거지." 다이아를 준 지 아는 O씨집안 장손의 어머니에게 지금이라도 저 말들을 남긴다. 그리고 O씨 집안 장손인 너에게도.
‘동백씨 마음엔 동백씨 꽃밭이 있네. 수능표 꼭대기 먹고 그 유명한 법대 간 사람인데 내 꽃밭이 없더라.’ 잃어버린 꽃밭을 찾을게, 이 대사는 나에게 하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