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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trl Magazine Mar 11. 2022

후쿠다 유이치의 '신해석 삼국지'


일본 영화나 드라마인데 뭔가 병맛 코미디다? 그럼 그 감독은 십중팔구 후쿠다 유이치일겁니다. 실제 후쿠다 유이치 감독은 만화 원작 실사화 작품이나 패러디 작품에 병맛코드를 잘 버무리는 감독으로 정평이 나있고, '용사 요시히코' 시리즈나 넷플릭스 '오늘부터 우리는', 영화 '은혼'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상당한 팬층을 거느린 감독이기도 하죠. 이 후쿠다 유이치 감독과 '영원한 고전' 삼국지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그 답이 바로 이 '신해석 삼국지'입니다.


지난 2월부터 넷플릭스에서 서비스중인 '신해석 삼국지'는 도원결의부터 적벽대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삼국지'라는 배경만 빌려왔지, 고증따위는 개나 줘버린 작품입니다. 그냥 삼국지 등장인물이 나와 처음부터 끝까지 일본식 개그인 '보케'(멍청한 말이나 엉뚱한 행동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것)와 '츳코미'(그런 행동이나 발언에 태클을 거는 것)를 펼치는 병맛 코미디라는게 더 적절한 설명이죠.


게다가 '신해석 삼국지'에는 후쿠다 유이치 감독 특유의 적당주의도 여전합니다. 초선 역할을 맡은 와타나베 나오미의 춤을 보고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는 오오이즈미 요(유비 역)와 하시모토 사토시(관우 역), 타카하시 츠토무(장비 역)나 아예 대놓고 웃어버리는 이와타 타카노리(조운 역)의 모습과 같은 다른 작품이었으면 NG가 됐을 법한 장면들이 그냥 그대로 본편에 등장하죠. 더군다나 대규모 CG나 인원이 필요한 장면은 도트 그래픽 RPG 화면이나 애니메이션 등으로 대충 넘어가기도 하고요.


물론 이런 일본식 개그 감성이 우리나라와는 다소 맞지 않는 부분도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패러디 등 진입장벽이 존재하긴 합니다. 하지만 일단 한번 코드가 맞기 시작하면 마약처럼 끊기 어려운게 후쿠다 유이치 감독의 코미디에요. 말장난이 난무하고, 한없이 가벼우며, 별 생각없이 피식거릴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한다면, 이 '신해석 삼국지'는 물론이고 후쿠다 유이치 감독의 작품을 분명 사랑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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