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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마리토끼 Jan 25. 2023

D+17. 쌍무지개가 떴다!


  아침에 일어나니 해가 쨍쨍했다. 이런 날은 비치에 석양이 예쁘다. 숙소 앞 과일가게에 가서 망고 2킬로와 파파야 한 개를 샀다. 그저께 행운이가 알로나비치에서 사먹었던 손질된 파파야가 맛있다고 해서 이번엔 직접 사는 것에 도전해 보았다.



  낮에 숙소 수영장 옆에서 한국에서 가져온 햇반, 참치캔, 컵라면과 아침에 사온 망고로 식사를 했다. 해가 좋으니 그늘에 있어도 더웠다. 이렇게 더우면 힘들어서 일을 못하겠네, 생각하다가 내가 이곳에서 만난 숙소 직원, 식당 직원, 트라이시클 아저씨, 알로나비치에 호객꾼들은 모두 똑똑하고(여기 사람들은 영어, 따갈로그, 보홀에서 쓰는 언어 세 가지를 한다. 그리고 일하는 사람들은 눈치도 빠르다) 성실히 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에서 아침마다 잡초를 뽑는 아저씨도 성실하고 식당 직원들도 성실하다. 저번에 졸리비에서는 전등갓, 벽장식 등 진짜 구석구석을 걸레로 닦는 직원도 봤다. 어쩌면 동남아 사람들은 게으르다는 편견은 식민사관이 만들어낸 프레임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모르겠다. 나는 일하는 사람들만 모인 곳을 다녀서 그 한 면만 본건지.


  오늘은 알로나 비치로 안 나가서 저녁을 먹으러 ‘나무’로 갔다. 내일 고래상어 투어를 하러 일찍 나가는데 아침에 먹을 샌드위치를 포장해 오고 저녁식사도 할 겸 ‘나무’로 슬슬 걸어갔다. 그런데 가는 길에 무지개가 너무 예쁘게 뜬 것 아닌가! 한국에서는 항상 건물에 걸려 완벽한 반원을 본적이 없는데 이건 완벽한 반원이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사진에는 온전히 담기지 않았다. 그래서 예쁨을 눈으로 담았다. 신나서 무지개 사진을 찍고 놀고 있는데 갑자기 무지개가 쌍무지개가 되었다! 오늘은 정말 행운이 있는 날이다!      



  내일 고래상어 투어를 한다. 계획했던 호핑도 캔슬되고 어제 반딧불 투어도 캔슬되어 내일이 두근두근 기대된다. 무엇보다 행운이가 설레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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