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반 회사에서 전략기획, 사업기획, 서비스 기획 업무의 차이
작년부터 이런저런 기회로 다양한 회사나 회사에서 일하는 주니어들에게 스타트업의 기획자 혹은 PM/PO로써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서 조언을 주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아주 많은 조직과 사람들이 '기획자' 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거기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는데, 한국에서 '기획자'라는 이름이 너무 다양한 곳에서 광범위하게 쓰여서 그런 것 같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며, 'IT 프로덕트 기획자' 로서도 서비스의 성격(B2B, B2C)이나, 서비스의 발전 단계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것 같다는 게 두 번째 이유였다.
다음 글에서는 PM, PO를 포함한 '서비스 기획자'의 업무가 어떻게 나누어지는지에 대해서 쓸려고 하고, 이번에는 회사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는 '기획'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내 나름대로 정의를 해보고자 한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기획'은 일을 꾀하여 계획하다고 나와있다.
결국, 기획을 어떤 것을 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서 하는 것을 말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회사의 10년 후 미래 먹거리를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이 전략기획인 것 같다.
+카카오 계열사 전략기획 일하는 친구와 이야기 해보니, 요즘은 IT 쪽 싸이클이 빨라서 1년이상, 3년 이상 정도의 미래 비지니스에 대한 고민을 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AI 시장의 미래를 분석해서 우리 회사가 장기적으로 AI 쪽에 대한 기술적, 인적 투자를 할 것인지 (자체 개발할것인지, 투자 할 것인지, 인수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대략적인 방향성) 모빌리티 쪽 시장 동향이 어떻게 되고, 요즘 어떤 회사가 잘 나간다. 뭐 이런 회사를 투자했을 때 미래에 어떤 시너지가 있을지에 대해서 윗사람들에게 보고하고 그분들의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돕는 일을 하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10년 후 미래의 먹거리를 생각한다는 말은 결국, 현재 회사는 먹거리가 있을 때 이런 직무가 생기게 되는 것 같고, 시리즈 B 이하의 스타트업에서는 대표나 CSO, CFO 정도가 이러한 전략기획 일을 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뭔가 기사에서만 봤던, 지금은 없어졌다는 삼성전자의 미래전략실이 전략 기획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 것 같다.
또, 나는 컨설팅 회사에서 일을 해보지 않았지만, 맥킨지나 베인, BCG 등 컨설팅 회사에서도 많은 일을 '전략 컨설팅'이라는 이름으로 하는 것 같았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맥킨지에게 컨설팅을 맡겼다가 스마트폰보다 피쳐폰에 집중하라고 해서 집중했다가, 얼마 전에 결국 모바일 사업 자체를 정리했다던가....(뭔가 둘 다 긍정적인 이미지가 느껴지지 않긴 한건 내가 직접 해본 일이 아니라, 자극적인 내용만 나의 뇌리에 남아서일 듯..)
시리즈 B 이상의 스타트업에서는 CEO staff 등의 이름으로도 불리는 것 같았다.
현재 회사의 주력 사업 영역이 아닌, 대표님이 생각하는 무언가에 대해서 자료를 조사하고 찾고 보고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고, 조금 더 나아가면 그것을 어느 정도 테스트해 보거나 실행하는 역할까지 하는 것 같다.
예전에 일했던 번개장터에서 나의 역할은 기획팀장 롤이었는데, 그 당시 대표님이 뭔가 해보고 싶은 것을 실현해보기 위해 다양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CEO staff 역할을 했던 것 같다.
그 후에 일했던 모인에서도 Cryptocurrency 시장에 대한 분석과 ICO 거래소 등의 시장분석을 했던 것도 전략기획 일에 조금 가까웠던 것 같다.(물론 두 회사에서 그 일 말고 다른 많은 일을 했었고, 또 나 외에도 그런 일을 하시는 분이 있었다)
+ 전략기획 하는 친구가 추천해준 책이 있는데, 나중에 여유 있으면 보고 후기도 쓸 예정이다 책 제목은 '시장의 파괴자들-기업의 미래를 바꾸는 3가지 혁신 도구'. 이론보다는 좀 더 실행의 영역이 많아서 좀 더 몰입감이 있다고 한다.
회사의 1년-3년 정도의 먹거리를 고민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사업개발' 또는 BD라고 불리고, 주로 현재 비즈니스의 확장을 위한 파트너를 탐색하고, 컨택하고, 만나서 제휴를 맺고, 또 파트너십의 조건을 협상하고, 계약을 진행하고, 또 그 계약대로 실제 우리 회사에서 뭔가의 역할을 하게 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번개장터에 있을 때, '번개 페이'서비스의 시작을 위해 다양한 결제회사 미팅을 통해 우리 서비스에 가장 적합한 파트너를 선정했던 것이나, '번개 카' 서비스를 위해 SK엔카 등 중고차 회사 및 중고차 딜러들을 미팅한 것, 택배회사와 미팅을 통해서 제휴 수수료 협의를 했던 것 등이 모두 사업기획의 역할이었던 것 같다.
또는, 모임에 있을 때 해외 콘퍼런스를 가서, 크립토 업체 그리고 핀테크 업체들과 미팅해서 수수료 협의하고 계약서 쓰고 서로서로 파트너 듀 딜리전스(Partner Due Diligence, PDD라 불림) 작업을 하는 등의 역할인 것 같다.
IT 회사에서는 회사에 따라 이러한 사업기획 업무를 PO가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았다.
예전에 토스의 PO 세션 교육을 들을 때 보니까, 토스에서는 PO가 사업기획+ 서비스 기획을 같이 하는 듯한 느낌이긴 하다.
물론 스타트업 초기에는 이러한 '사업기획'역할을 대부분은 대표가 하는 듯하고, 서비스의 성격에 따라, B2B 제휴 등이 중요한 업무이면 사업기획자가 빠르게 충원되고, 이런 분들이 또 정부과제 등도 같이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또, 대부분의 작은 회사에서는 사업 기획하는 사람이 전략기획을 함께 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결국 중요한 것은 너무 꿈만꾸어도 안 될 것이며, 당장의 손익만 따지면 안되니, 전략기획과 사업기획은 상호 보완적으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IT 회사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기획자가 서비스 기획자인 것 같다.
스타트업 초기에는 현재 우리가 집중하는 서비스의 PMF를 찾고, Growth를 통해 서비스를 성장시키고, 이후에는 서비스의 개선과 안정화 등을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IA 그리고, '기획서'라고 부르는 스토리보드 작성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요즘은 많은 기획자분들이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해서 '서비스 기획' 업무에 대해서 많이들 이야기하고 있으시다
'서비스 기획'과 기획자로 통칭되는 PM, PO의 역할에 대한 정의는 다음 시간에 써보겠다.
보통 시리즈 A 받기 전에는 대표가 서비스 기획을 가장한 두리뭉실한 요구사항을 주면, 회사 내 디자이너나 개발자가 뚝딱뚝딱 서비스 기획자의 역할을 하면서 만들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해외에서는 서비스 기획자가 없어!'라는 이유로, 서비스 기획자의 역할을 없애는 회사도 있는데, 해외에서는 대신 PM이라는 역할이 오랫동안 있어 왔다.
친구와 오랜만에 연락해서 이야기하다가 일이 힘들다길래 어떤 일 하는지 물어보니까 재무기획을 한다길래.. '재무기획'은 뭐 하는 건지 찾아봤다..
이 역시 작은 회사에서는 없는 일인 거 같고, IPO 준비 중인 회사면 IPO 준비와 상장시키는 역할, 그리고 상장 이후에는 Dart에 공시하는 자료를 만들기 위해 재무제표나 손익계산서 같은 거 만들고, 또 어떤 곳은 투자 등을 위한 재무분석 등 숫자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 같았다.
결국 'xx기획' 은 xx를 계획해서 진행한다? 정도로 이야기 할 수 있는게 아닐까..
회사 업무에 대해 잘 모르는 대학생들이면 뭔가 '마케팅 기획'혹은 '마케팅 전략기획' 이런 업무에 대한 선호가 많을 것 같다.
기획이라는 이름이 있어 보이고, 마케팅하면 뭔가 연예인도 만나고 돈도 많이 쓰고 그런 일일 것 같은 느낌?
대학교 때 많은 공모전이 마케팅 기획이라는 이름으로 나오기도 하고 말이다.
IT 회사에서는 마케팅 기획이라는 직무는 못 본 거 같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마케팅 기획'은 마케팅을 어디에 얼마나 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정하는 일인 것 같다.
내가 스타트업 또는 IT 회사에서 일하면서 느낌 마케팅은 크게 퍼포먼스 마케팅과, 브랜드 마케팅으로 나누는 것 같고, 퍼포먼스 마케팅은 우리의 프로덕트를 1) 어떤 채널에 2) 어떤 메시지를 담아서 3) 어떤 문구와 이미지와 콘셉트로 했을 때 가장 효율(퍼포먼스)이 좋은지를 비교하면서 계속 비딩 하는 일을 하는 역할인 것 같다. 연예인을 볼 일은 없지만,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결과를 웬만큼은 바로바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브랜드 마케팅은 잘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우리 회사' 또는 '우리 서비스'에 어떤 이미지를 어떤 메시지를 담아서 사용자들에게 인지 시키고 각인시킬 것인가를 계속 고민하고 실행하는 역할인 것 같다.
아마, 그만큼 업무 성과를 바로 확인하기는 어렵겠지만, 우리 서비스 이미지에 윤아가 맞아서 윤아에게 광고를 줄 거면 윤아 광고하는데 가서 윤아를 볼 수도 있고, 수지가 맞다고 생각하면 수지와 미팅할 기회도 생길 것 같다.
이미 몇 년 전이지만, 트위터에서 알게 되었던 광동제약 마케팅 담당자 누나는 광동제약 수지 cf 촬영하다가 만나게 된 수지 팬클럽 회장과 결혼을 하셨었다. 나름 친해져서 비타500 한박스(100병)씩 보내주고 했던 누나였는데, 결혼하고 퇴사하신...
대충 이런 표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혹시 브런치에서 직접 표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하지만, 회사의 상황에 따라서, 전략기획과 사업기획을 같은 사람이 하기도 하고, 사업기획과 서비스 기획을 같은 사람이 하기도 하고 용어가 다르기도 하고 그런 것 같다.
보통 회사가 클수록 업무가 세분화 되어있고, 회사가 작을수록 한명이 여러 역할을 하기 마련이니..
그래도 대략적으로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감을 가지고 있으면 좀 더 일을 할 때 방향성을 잡고 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