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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yphilia Oct 13. 2024

[영화] 야쿠자와 가족을 보고

야쿠자와집단 따돌림과 인권의 갈등 양상



[줄거리]

우여곡절 끝에 야쿠자 생활을 시작하고 자리를 잡았던 주인공 겐지로는

상대파에 살해당한 후배의 복수를 위해

상대파 간부를 살해한 자신의 부두목을 대신해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14년간 복역하고 출소한다.

겐지로는 돌아온 세상이 예전과 달리

야쿠자들이 활동할 수 없는 세상으로 바뀐 것을 실감하며

자신의 과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한다


[총평]

나는 야쿠자에 관심이 많다.

한편으로는 

일본, 세계에서 가장 범죄로부터 가장 안전한 국가에서

야쿠자라는 폭력단체가 버젓이 간판을 내걸고

사업체인양 공인된 조직으로 사업을 하는 게 이해가 안 갔다

한국도 조직폭력배가 있으나

일반인도 알도록 대놓고 간판을 걸고 사무실을 운영하지는 않는다.


사시미 칼로 살인을 하고, 총기사고도 일으키는 야쿠자.

누구나 아는 고베의 야마구치 구미, 도쿄의 스미요시카이


일본의 정경유착 때문이 아닐까? 보수적인 일본 사회는 야쿠자 조직도 전통이라 지키나?

생각했고

예전 우리나라에도 조폭들과 정치인과의

유착관계는 있었으니 그럴 수 있다 싶었다.


야쿠자들도 나름 규칙이 있어서

상대파 야쿠자 또는 술집/유흥/도박/매춘 등 관련 산업 종사자들과는 엮여도

야쿠자와 관련 없는 일반인들과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일본 야쿠자들이 살아남는 비결인가 했다.


그러나 2011년 일본의 각 지자체에서는

1991년 제정되었던 폭력단 대처법을 근거로

야쿠자의 활동을 합법적으로 제한하는 폭력단 배제 조례를 만들고

야쿠자 조직에 가입하는 개인들의 경제활동을 근본적으로 제한하기 시작했다.


정말 마음먹고 일본 사회에서 야쿠자를 몰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예를 들면 야쿠자 조직원의

핸드폰 개통, 건강보험 가입, 계좌 개설, 주택 구입 등 모든

기본 경제활동을 제한하도록 했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안된다.


심지어 야쿠자 조직에서 탈퇴를 하더라도 5년간은 전과자로 취급하여 제한은 계속된다.

즉 야쿠자 생활 기간 이후 5년간은

여전히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막았다


이 조례를 보면 일본 정부와 국민들은

야쿠자를 이지메 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요즘은 트위터나 인스타 같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야쿠자의 사진이나 소문을 퍼뜨리기는 쉬워졌다.


영화는 그 법과 조례 그리고 일본 사회 집단 이지메 문제에 대해 말하는 듯하다.


이 조례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으려는 일부 야쿠자들은

경찰에게 바짝 붙어서 더 긴밀하고 은밀한 유착관계를 유지하고

이 조례를 상대파 제거에 이용한다.


또 죄를 지은 야쿠자도 사람인데

속죄하고 사회로 돌아오고 싶어도

돌아오기 조차 힘든 야쿠자들의 인권에 대해 묻는다.

손을 씻고 새 출발을 하고 싶어도

무려 5년간 전직 야쿠자들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영화에서는 야쿠자를 법으로 제한하자

야쿠자가 아닌 깡패 같은 젊은이들이 새로운 형태의 청부폭력 용역을 통해

야쿠자가 하던 일을 대신한다 (술집이나 룸살롱 진상고객 통제, 보호비 수금 등)

*이 젊은 깡패 집단을 "한구레" 라고 한다


또 영화에서 출연하지 않으나 영화 배경상 

과거 살해당한 것으로 나오는 야쿠자 부두목이

제일교포(극 중 이름 : 기무라 하지메)로 나온다.

직접 재일교포로 언급되지 않으나 미망인이 남은 자식과 운영하는 식당이 "한국식당 오모니"이다.


*기무라, 가네다 등은 재일교포들이 귀화할 때나 통명으로 많이 쓰는 일본 성씨(‘김'씨에서 유래)다.


야쿠자들이 유족을 돕는 차원에서 죽은 예전 부두목의 미망인이 운영하는

한국식당에서 회식을 하는 모습은 차별 심한 일본 사회에서도

재일교포들은 야쿠자 사회에서는 동료로써 스스럼없이 받아들여지는구나 싶었다.


실제 야쿠자 중에는 재일교포 출신도 많고

재일교포들이 많이 하는 파칭고 산업이 야쿠자와 연관이 없지는 않을 거라 추측된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야쿠자는 쓰레기 짓을 했으니

사회의 쓰레기 취급을 받는 게 당연한가?

그들도 인간 인권은 있어야 하는 건가?


새 출발을 하려면 그 시점부터 새 출발의 기회를 줘야 하는 건가?


여운이 남는 영화였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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