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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야블라썸 Mar 28. 2023

꾸준함이 특별함을 만든다는 그 말

- 열심히 살았는 하루인데도, 글감 없는 날에는.

다음은 <2023.2.17.의 일기>입니다.



꾸준함이 특별함을 만든다는 그 말이 난 참 좋다. 

말콤 글래드웰이 언급한 <1만 시간의 법칙>도 참 좋다. 

나처럼, 재능 없는 사람도 열심히 꾸준히 노력하기만 하면 바라는 그 무언가 된다고 응원해 주는 말 같아서. 

하지만, 저 말속에 들어있는 가장 쉬워 보이는 그 꾸준함이란 게 가장 어렵다.


정말, 매일, 매주, 혹은 그보다 주기가 길더라도 꾸준히 쓰시는 작가님의 글들을 읽고 있으면, 

글쓰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 같은 초짜에게도

어딘지 콕 집어 말할 수 없는 모양으로 글이 발전하고 있는 게 보인다.


물론, 내 글도 초창기에 쓴 글을 직접 다시 읽어보면, 

이불킥이 절로 나와 발행취소할까 망설여지는 글이 보인다.

그럴 때면, 그 초창기보다는 지금 조금 더 나아지지 않았으려나 싶다가도

이렇게 아직도 글감에 절절매며, 글 하나 뚝딱 쓰지 못하는 나를 보면

여전히 제자리걸음이구나 싶기도 하다.


그 원인은 무엇인지 가장 잘 알고 있다.

꾸준함이 없기 때문이고, 글에 목숨 걸지 않기 때문이고, 깊은 사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니, 깊은 사유가 없다는 말은 취소하련다.

내가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글쓰기를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지...

오늘도 하루종일 생각을 하지 않았던가?

근데, 그 생각이란 것이 브런치에서 글로 쓰기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생각이었던 거 같아, 열심히 살았는 하루가 공허하게 느껴진다.


새 학기를 준비하며, 새로운 업무를 맡고, 새로운 교과서를 받아 들고

어떻게 하면 이 업무를 잘 감당할 것인가?

새로운 교과서는 어찌하면 잘 가르칠 것인가?를 하루 종일 생각했는 데,

브런치에 적을 만한 생각은 하나도 없다.

이런 것은 생각이 아닌 단지 고민에 불과한 것인가?


당장 개학 첫 주에 계획서를 몇 개씩 써내야 하는데,

어떤 것을 계획해야 쉽게, 지속적으로 실행 가능할지를 생각하느라

이전 담당자에게 조언을 구하고, 그중에서 내게 어울리는, 내가 할만한 일을 하루종일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 어느 하나 글이 될만한 사고거리는 전혀 없음이 슬프다.


대체,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이지?

본업 관련 일에 대해서 생각하면서도, 

부업거리도 되지 못할 글쓰기 작업의 글감하나 찾지 못했다고 슬퍼한다.


아니지.

부업거리도 되지 못할 글쓰기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나의 한계를 규정짓는 것 같다.

부업거리를 넘어 본업이 될 수도 있는 글쓰기인 것을...

백발의 흐릿한 노안으로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며

조금은 뻣뻣해진 손가락으로 오랜 생각과 느낌들을 타이핑하게 될 날도 있을 것을...


본캐가 무엇이고, 부캐가 무엇인지도 잊고서

하루종일 업무와 관련된 일만 생각했다. 

브런치 글로는 쓰일 만한 게 하나도 없는 생각들만 했다.

하지만, 전혀 쓸데없는 생각이 아닌 가치 있는 생각. 

다만, 에세이도, 시도, 소설도 될 만하지 않은 생각을.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는 거지.

이런 글도 꾸준함의 영역에 들 수 있는 거라면, 안 적는 것보다는 낫겠지?

뭔지는 몰라도 어제보다는, 아니, 가장 최근에 쓴 글보다는 뭐라도 조금은 나아지고 있겠지.


꾸준함이 특별함을 만든다는 그 말이 참 좋다.

꾸준하지 못해서 문제지만...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참 좋다.

여지껏 글 쓴 시간이, 100시간도 못 채운 것 같지만...

그래서, 꾸준함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본다.

100시간에 다가가기 위해서, 1분, 1초를 더해 본다.

1만 시간의 목표를 향하여...

이렇게라도, 글 같지 않은 글이라도 쓰면서 말이다.

 

꾸준함이 특별함을 만드니까...

그래서, 꾸준함에 시간을 더하는 글쓰기를 하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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