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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도연 Mar 25. 2023

스즈메의 문단속

스즈메의 문단속.


영화 도입부에선 신카이 마코토를 납치하고 싶었다. 그를 엄지손가락만큼 작게 누르고 명주실로 발목을 묶어 매일밤 침대 머리맡에서 속삭이게 하고 싶었다. 영원히 이야기가 끝나지 않도록.


영화가 끝날 때쯤에서야 깨달았다. 내 작은 방에 그를 가둘 수는 없겠구나.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세상의 작은 인사들 하나하나에 그의 속삭임은 매일 묻어나겠구나.


신카이 마코토는 비로소 신의 영역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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