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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인 Nov 18. 2024

아사쿠사에서 눈물짓다...

마지막 날

2024. 10. 17(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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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날과 비슷한 시간의 좁은 식당 안은 숙박객들로 이미 가득 차 있어 식판에 음식을 담은 후 객실로 올라가 먹어야 했다.  체크아웃을 한 후 짐을 아사쿠사 역 코인로커에 넣었는데 나리타 공항으로 바로 가는 전철을 탈 수 있어서였다.



오전 8시 즈음이라 문화관광센터도 나카미세도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너무 많이 방문했다고 TV에서도 크게 보도할 정도여서 한산한 아사쿠사를 걷고 싶었던 거다.



8년 전에도 걸었던 센소지 주변을 맑은 아침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걸어 다녔다.  



전 세계 스타가 된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의 사진은 어디에나 도배되어 있다.     



역시 관광지엔 사람들이 적당히 있어야 하나 싶은 이른 아침이기도 했다.



가게 문들이 열릴 때까지 센소지 경내 벤치에 앉아 음료수를 빼 마시다가 갑자기 눈물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여행 전부터 엄마와 소통이 잘 안 되어 짜증과 화를 내는 일들이 빈번했다.  연세가 들면서 건강하던 엄마가 예전과는 달라져 속상하던 참이었다.  가마쿠라로의 여행은 오래전에 계획했으나 몇 번을 망설인 끝에 반년 전에 예약하게 된 건, 나중에 내가 몹시 후회할 것 같아서였다.  여행을 떠나기 2달 전엔 계단을 헛디뎌 발등에 실금이 가고 말았다.  한 달여만에 다 나을 수 있던 건 이 여행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여행 내내 감사히도 날씨는 화창했고, 나는 짜증을 덜 내기로 노력하면서 나이 들어가는 엄마를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언젠가 전혀 소통되지 않는 날이 온다 하더라도 엄마와 쌓은 수많은 추억들이 나를 버티게 하지 않을까란 생각에 감사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 수속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엄마랑 더 많이  추억을 쌓자고 다짐했다.  엄마,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셔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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