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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여사 Jul 18. 2022

곰탱이가 사람이 된다는 건?

한국 소설도 읽으시는 T상

저 지금 한국 소설 읽고 있어요 

T상은 회화보다는 독해가 훨씬 능숙하시다.

젊은 사람들은 눈으로 보는 것보다 귀로 들을 때 좀더 이해를 잘하지만, 나이 드신 분일 수록 텍스트를 함께 봐야지 이해를 하시는 경향이 있긴 하다.


"제가 요즘 한국 소설을 읽습니다. 불편한 편의점 아십니까?"

"아니요, 처음 들었어요."


후다닥 검색.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소설 중 하나이다. 이런, 요즘 소설을 도통 안 읽었더니 새로 나온 소설들을 도통 모르고 있었네. 고대국문과? 직속 후배네... 관심좀 갖자. ㅎ



곰이 사람이 된다?

"혼자서 읽고 있는데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알려 주세요. 그럼 지금 읽겠습니다.

고무태이가...?? 이성마느루 해무과 쑤꾸금료.... 믿지 않았다.."


쑤꾸금료?가 뭐지? 발음이 안 좋으셔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들었다. 이 소설에 대해 전혀 배경 지식이 없었던 터라 이게 뭔 소리지?했다. 


다시 잘 들어보니 

"곰탱이가  스무날을 밤새며 의성마늘햄과 쑥음료를 아무리 먹어도 사람이 될 거라고 믿지 않았다."였다.

 알아 들은 나를 칭찬해...^^


"이게 무슨 뜻입니까? 의성 마늘햄은 뭡니까?"

읽는 도중에 마늘과 쑥을 들으면서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단군신화에서 차용된 이야기로구나. 어려우실만하지....

"의성마늘 햄, 의성은 지역 이름이에요. 마늘이 유명한 곳이에요. 마늘이 들어간 햄의 브랜드에요."


이거 단군신화 이야기에요 

천천히 설명해 본다. 가능한 한국어로만 설명하지만 간간히 단어에 일본어 섞는다.

"곰탱이는 별명이에요. 아다나あだな 아시죠?

한국에 옛날옛날 전해오는 신화가 있어요."

"신화 뭡니까?

" 신와しんわ예요. 나라 만들 때 이야기."

"네, 알겠습니다."

"호랑이와 곰이 있어요. 둘다 사람이 되고 싶어요. 기도했어요. 백일 동안 마늘과 쑥을 먹으면 사람이 될 수 있대요. 곰은 백일 동안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이 되었어요. 호랑이는 포기해서 사람이 되지 못했어요. 그 이야기에서 나온 거예요.

"아, 알겠습니다. 그 신화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오~ 들어 본 적이 있으시구나.  T상은 오랫동안 한국어 공부를 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많다. 하지만, 그래도 저 문장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았겠지.

한국어 공부를 위해서 소설까지 읽으시며 혼자 공부하시다가 질문하시는 것이 너무 대단하시다. 


가끔 일본인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오히려 내가 한국에 대해 새로 알게되는 것도 많다. 

T상 덕분에 좋은 소설을 알게 되었네.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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