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의 M상
M상
M상과 일본의 성(姓) 제도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일본은 결혼하면 보통 남편의 성을 따르게 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희 집은 안 그래요."
"네?"
"우리 아들 둘 다 결혼 후 아내 성을 따르고 있어요."
와, 한국이라면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데릴사위라는 게 있기는 하지만 성이 바뀌는 것은 아니니...
둘째 아들이 먼저 결혼을 했다. 그런데 아내가 처가의 무남독녀라 남편의 성을 따르면 그 집안의 성은 없어지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이 자기는 처가 성을 따르겠다고 했는데 M상의 남편이자 둘째 아들의 아버지가 흔쾌히 허락했다고 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첫째 아들이 아직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그런데 첫째도 똑같이 자기도 처가 성을 따르겠다고 했단다. 참고로 M상의 성은 마츠다이다.
마츠다는 일본에서 너무 흔한 성이다. 자기들이 마츠다를 안 써도 마츠다는 너무 많으니 얼마 없는 성을 잇는 게 좋지 않겠냐구.
고민했으나 역시 찬성. (내가 볼 때 M상은 조금 아쉬워한 거 같은데, 남편이 오히려 흔쾌히 찬성하는 바람에 반대의 기회가 없었던 듯하다.)
요즘 일본 총리 후보 중 한 명이 부부 별성제(선택적)를 공약으로 내세워서 화제가 되고 있다. 보수적인 사람들은 반대하기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진다나 뭐라나... 일본 정치는 잘 모르기 때문에(한국 정치는 알겠냐마는)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일단 부부 별성제는 눈에 들어왔다.
개인적으로는 이혼하면 이름이 바뀌기 때문에 은행 계좌며 카드며 다 새로 만들어야 하기에 엄청 번거롭다고 하고, 사회적으로는 흔한 성이 점점 더 늘어나기 때문에 그것도 문제라고 한다. 사토라는 성이 일본에서 가장 많은데, 결혼하면서 성을 바꾸니 그 성이 점점 늘어나는 모양이다.(한국의 김 씨만큼이야 많을까?)
여튼 일본에서 결혼하면 남편의 성을 따르는 게 일반적이고, 특수한 경우에만 부인 성을 따른다고 알고 있었는데 한 가족인데도 각각 아내 성을 따라서 부모와 자식들이 다 각각의 성일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고 신기하다.
정말 가깝고도 먼 나라 맞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