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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디베어 Aug 31. 2023

청년 상담소를 방문하다

 두현은 사이비 종교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었다. 열혈신자로서  열심히 충성하는 만큼 가족과 사회와 친구와 점점 멀어져 가고 있었다. 이제껏 속해 있는 단체가 진짜라고 생각해서 달려왔는데 얼마 전 교주의 말로 인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두현의 부모는 아들이 목표도 없이 사이비 종교에 심취해서 인생을 허비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을 치고 있었다. 창피해서 어디에 말할 수도 없었고 우연히 알게 된 종교상담사와 연결이 되었다.


"상담사님! 제 아들이 올해 서른이 넘었는데 취직도 안 하고 사이비 종교에만 빠져있네요. 어디에 말도 못 하고 답답해서 미쳐버릴 것만 같네요. 흑흑"


"상심이 크시겠네요. 어머님! 아버님과 함께 저희 상담소에 오셔서 이야기를 나눠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이틀 뒤


두현의 부모는 그동안의 답답함을 토설하고 종교상담사와 대화를 통해 희망을 발견하게 되었다. 부모의 권유로 인해 종교상담사와 상담을 하게 되었다. 이 과정은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미 깊숙이 세뇌되었기에 올바른 진실을 이야기해줘도 거부하고 있었다. 그들의 표현에 의하면 영이 죽기 때문에 접촉조차 하지 말라는 세뇌를 당했다. 적대적인 두현의 눈빛과 함께 상담은 시작되었다.


며칠이 걸렸지만 두현은 끝내 자신이 속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으아!!!!! 내가 이런 말도 안 되는 것에 속다니!! X발, X새끼"


두현은 자신이 속았고 꽃 같은 20대를 거기에 쏟아부었다는 사실에 절망을 느끼고 말았다.  


종교상담사의 권유로 회복상담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두현님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가워요. 어떤 이야기가 하고 싶나요?"


"저는 제 인생이 너무 후회스러워요. 할 수만 있다면 다시 사이비 종교를 다니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내 인생을 망가뜨리고 허비하게 만든 그 새끼들을 죽여버리고 싶고 복수하고 싶습니다!"


"몸담고 있던 단체의 진실을 알아서 많이 혼란스럽군요. 처음에 그 단체에는 어떻게 가게 되었어요?"


"제가 대학 신입생일 때 새내기여서 적응하는 중이었거든요. 친구도 없고 낯설었는데 한 선배가 말을 걸어주었어요. 선배는 학교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었고 다른 사람들도 소개해주었어요."


"낯선 대학생활을 선배 덕분에 잘 적응하게 되었군요."


"네, 그러다가 아는 심리상담사가 있는데 소개해주고 싶다면서 함께 만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조금 이상하다 싶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형이라서 그냥 쭉 만남을 갖게 되었고 같이 성경공부도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점점 스며들더니 10년이나 있었네요. 하아..." 한숨과 함께 침울해지기 시작했다.


잠깐의 침묵뒤에 두 주먹을 꽉 쥐며  

"아니 종교인이라면 사람을 당연히 존중해 줘야 아니에요? 얘네는 양심이 없는 건지 아 도대체 이해가 안 가요! 상담사님, 그 양아치들은 왜 사람을 이용하는 건가요? 아직도 억울하고 분해서 잠이 안 옵니다. 다 죽여버리고 싶어요. 흑흑..."


두현이 진정되고 나서 상담사가 입을 열었다.

"잘 챙겨준 선배가 소개해준 곳이라 신뢰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런 곳이 아니어서 낙심이 되었겠어요. 앞으로 이 시간에 함께 대화하면서 회복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짓는 게 어떨까요? 다음 시간에 계속 이야기해 보도록 하죠."








사진출처 : Unsplash의 Andrea De San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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