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단상 Fragments d'un discours amoureux
(원문)
«Suis-je amoureux? - Oui, puisque j'attends.» L'autre, lui, n'attend jamais. Parfois, je veux jouer à celui qui n'attend pas ; j'essaye de m'occuper ailleurs, d'arriver en retard ; mais à ce jeu, je perds toujours : quoi que je fasse, je me retrouve désœuvré, exact, voire en avance. L'identité fatale de l'amoureux n'est rien d'autre que : je suis celui qui attend.
Un mandarin était amoureux d'une courtisane. « Je serai à vous, dit-elle, lorsque vous aurez passé cent nuits à m'attendre assis sur un tabouret, dans mon jardin, sous ma fenêtre.» Mais, à la quatre-vingt-dix-neuvième nuit, le mandarin se leva, prit son tabouret sous son bras et s'en alla.
(나의 해석)
« 내가 사랑에 빠졌을까? 그래, 기다리니까.» (사랑받는) 대상인, 그는, 결코 기다리지 않는다. 때때로 나는 기다리지 않는 사람인 양 행세하기를 원한다. 다른 일에 몰두하거나 늦게 도착하거나 하면서. 그러나 이런 놀이에서 나는 언제나 지고 만다. 무엇을 하든 간에, 나는 아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정확하게 심지어는 미리 도착해 있는 나를 다시 발견한다. 사랑에 빠진 자의 숙명적 정체성이란, “나는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그것 말고는 그는 아무도 아닌 것이다.
중국의 선비가 어떤 기녀와 사랑에 빠졌다. 기녀가 선비에게 약속하기를, "당신이 내 방 창 아래 정원에서 앉은뱅이 의자에 앉은 채로, 100일 밤 동안 나를 기다릴 수 있다면, 그때 당신의 여자가 되겠어요." 그런데 아흔아홉 번째 밤에, 선비는 벌떡 일어나 앉은뱅이 의자를 옆구리에 끼고선, 그곳을 떠나버렸다.
(어휘)
un tabouret
1. 팔걸이도 등받이도 없는 의자 2. 소파나 침대 발치에 놓는 발을 올리는 용도로 사용하는 스툴. 불문학회 사전에 보니 여기에 더해 3. 왕 앞에서 귀족들이 앉던 접는 의자나 광장에서 죄인을 앉히는 심문 의자의 뜻도 있다. 아무튼 팔걸이도 등받이도 없으니, 매우 불편하게 혹은 정신 똑바로 차린 채 앉아 있어야만 하는 의자다. 이런 의자에 선비를 앉힐 수 있다니, 얼마나 도도한 기녀였던가. 그런데 사랑에 빠진 그 선비는 99일 밤 동안 그녀를 기다리다가, 하룻밤을 채우지 않고 떠났다. 자신의 숙명과도 같은 앉은뱅이 의자를 옆구리에 끼고서!
그 밖의 의자들
chaise 팔걸이 없는 의자
siège 좌석, 접이식 의자, 의석
fauteuil 1인용 안락의자
canapé 등받이가 있는 긴 의자, 소파
(10줄 단상)
오래전 친구네서 갓난 강아지를 얻어와 (되는대로) 키웠다. 종일 밖에 있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면, 그 개는 내 양말 끝을 주둥이로 물고 잡아당겨 벗겼다. 그리곤 갓 잡아챈 사냥감이라도 되는 듯, 아니면 주인이 - 내가 얻어온 때문인지 그 개는 나만 주인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자기를 기다리게 만든 게 마치 그 양말 때문이기라도 한 것처럼, 내 양말짝을 악물고 사정없이 흔들어댔었다.
운전면허를 갓 딴 어느 날, 나는 의기양양하게 가족들과 개를 태우고 조금 먼 공원으로 나들이를 갔다.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초보 운전자였던 내가 차와 사람들이 뒤얽힌 그곳에서 간신히 빠져나왔을 때였다. 문득 뭔가 허전해 차 안을 둘러보니 개가 없었다! 우리는 모두 놀라서 다시 그곳으로 개를 찾으러 가며 마음을 졸였다. 그 넓은 공원에서,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개가 딴 데로 가버리거나 혹은 누군가 개를 데려갔으면 어쩌지?
그러나 개는 우리가 떠났던 바로 그 자리에서, 마치 동상처럼 미동도 하지 않고 그대로 앉아있었다. 그리곤 우리를 알아보자마자 미친 듯이 꼬리를 흔들고 달려들며 깡충거렸다. 어떻게 개를 태우지 않고 출발할 수가 있었을까! 아무리 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개에게 너무너무너무 미안했다. (개는 항상 나를 기다렸지만, 나는 개를 결코 기다려본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