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고향에 갔다가 반가운 나무를 만났다.
어린 시절 밤을 주우러 다니던 그 나무 중 하나다.
지금은 대부분 잘려나가 사라졌는데 몇 그루가 남아있다.
저 밤나무는 여전히 고목이다.
어린 시절 하천 강변을 따라 늘어서있던 커다란 밤나무가 하나 둘 밤알을 떨어드리면 훌륭한 놀이 공간이자 간식거리를 제공했다. 그 추억의 공간에 나무가 남아있다.
이제는 밤송이를 맺기에는 너무 늙어 버렸지만 부러지고 잘린 그 몸뚱이를 보여주는 위용만으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세월이 흐르고 추억은 일부만 남아있지만 자연이주는 넉넉함으로 언제나 같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