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말의 법칙 - 현실판>
'글은 간결하게, 필요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한다.'
이런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에게 적합한 직업은 공무원이다.
정확성이 생명이므로 높은 평가를 받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누구의 마음도 움직이지 못한다.
하지만 혹시 당신이 돈을 벌기 위한 글을 쓰고 싶다면 다음 한 줄을 잊지 않도록 메모해 놓길 바란다.
'글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쓰는 것이다.'
- 돈이 되는 말의 법칙 138p -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당신의 글은 공무원 같아요."
그도 그럴게, 당시 나의 책장엔 전부 하나같이 직관적인 문체를 쓰는 '자기 계발서'만 수두룩했다.
브런치를 시작할 때는 마치 '소설'같은 이야기 구조로 풀어둔 '드라마 리뷰'를 집필했었다. 그로부터, 슬프게도 마음에 꽂히는 작품을 만나지 못해, 브런치는 나의 마음을 전부 삼켰던 성공인들의 에세이 서평이 채웠었다. 물론 핑계처럼 보일 수 있다. 그들의 문체를 필사한다고 해도 실력적인 측면에서 현저히 떨어지는 문체였기에, 딱딱함만 맴돌고 별 소득 없는 정보만 던져뒀을 부분이 더 크게 자리했을 거다.
당신들을 만나고부터다. 난 사실 사람을 크게 좋아하지도, 멀리하지도 않아 왔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원체 감정 표현이 없는 터라 주위 친구들로부터 핀잔을 많이 받았다. 그들은 내가 어떻게 대화해 주고, 연락을 해줘도 서운함을 먼저 가졌던 친구들이다. 나보다 더한 감정 공감 능력자들이 그녀들이었기에 그럴 만도 했다. 이런 나는 브런치와 인스타라는 세계에서 당신들을 만나고 새로운 대화 흥미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나의 글 같지 않은 글에 진심이 가득한 댓글이 툭 떨어졌을 때, 순간적으로 미안함도 들었다. 이제 와서 얘기하지만, 이곳에서 내 글을 기록하는 것보다 당신들의 글에 댓글을 달면서부터 글 실력이 늘어갔다. 엄밀히 말하자면, 나의 글의 거슬리는 부분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내 마음을 제대로 전하고 싶어 문맥적으로 확인하며,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몇 차례 수정을 한 뒤에나 겨우 댓글 하나를 툭 두고 갈 수 있었다. 이 파급력이 나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킬 수 있단 생각은 하지 못한 채 저질렀던 일이다. 감정 리스, 비공감 능력자, 이해력 부족한 아이 등 현재의 나와는 거리가 먼 별칭을 들어왔던 나는 당신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고객의 마음을 먼저 확인하겠습니다." 이런 약속을 먼저 할 수 있는 음악가가 되었다.
이런 음악 서비스는 세상 어디에는 있겠지만, 많은 곳에 있진 않다. 나는 더 이상 일반적인 음악가로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나에게 오는 고객님들의 상황이 더 궁금하고, 이 음악이 필요한 사연이 더 기대된다. 이 마음이 있을 때 나의 사명감도 더 장대해질 수 있었다. 정말 충격적이었던 사실이 하나 있다. 이 서비스를 보고 오신 첫 귀한 고객님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노래하시는 '시각 장애'를 앓고 계신 분이었다. 나는 비로소 음악만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어야 함을 느꼈고, 최선을 다해 편곡해 드렸다. 나에게 정말 온 마음으로 감사함을 표하셨었다. 나 또한 깊은 감명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후, 최근에는 내가 올렸던 코로나 글의 사태로 인해, 서비스를 환불드렸어야 할 상황이었다. 발열 증상이 있던 날 나의 상태를 알 수가 없어, 결단을 했고 상황을 전달드렸다. 더 착잡했던 마음이 들었던 까닭은 고객님의 사연이었다. 이분이 나를 선택했던 자체로 인해 부정적인 마음이 드실까 염려되었다.
〈〈돈이 되는 말의 법칙〉〉 책을 읽기 전의 일이었다. 이 구절은 방금 이 순간에 보았으니 말이다. 당신들과의 대화를 통해 진심을 다하는 법을 배웠고, 나의 세상에 나와서까지 그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의 구절을 통해 확신이 들었다. "이게 맞다. 이게 맞아."
독서가 새롭게 재밌어지기 시작한 날이다. 왜 그렇냐면, 이전엔 '신기하다' 반응으로 배우기 바빴던 책들이 최근 들어서는 '나도 이런데?' 반응으로 공감하기에 이르렀다.
여전히 배움이 크지만, 저자의 생각을 이미 행하고 있던 나를 바라보는 행위는 꽤나 짜릿하다.
당신들도 그래서 독서를 사랑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