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린 Nov 09. 2023

베짱이처럼 살고 싶다면
베짱이만큼 재능이 있어?

<선인장 키스 서평>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종이책이 출간되었습니다 : )

남은 두 작가님의 귀한 서적도 다음에 가지고 오겠습니다.



베짱이처럼 살고 싶어!

그날 저녁, 나는 가족들 몰래 집에서 빠져나와 베짱이 '아티'를 찾아갔다.

"아티, 저는 먹이를 나르며 매일같이 당신의 노래를 속으로 흥얼거립니다."
"저도 당신처럼 곤충들의 지친 영혼을 달래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최고의 스타 베짱이 아티에게 노래 특훈을 받던 중 아버지에게 걸린 개미.
그의 노래를 한번 들어주고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다.

"형편없진 않았다. 차라리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형편없지도 않고, 특출 나지도 않다. 말 그대로 '애매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게지."
"..."
"그것은 너에게 독이 될 뿐이다. 너를 비참하게 만들고, 굶주리게 만들 뿐이야."
"시간이 지나면 이 아비의 말이 전부 이해가 될 거다."

- 선인장 키스 55p-







여전히 답은 오리무중인 질문이 있다. 이 질문은 몇 세기를 지나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어떤 질문일까? 궁금한가? 


"좋아하는 것을 택해야 해요? 잘하는 것을 택해야 해요?"



ㅇㅇㅇ

둘 다 택해야 하죠.

잘하는 것을 택한 후에 좋아하는 것은 취미로 삼거나 부업으로 하면 되죠.

좋아하는 것을 택하고 그걸 잘하는 것으로 만들어 본업으로 삼으면 되죠.


각양각색의 답들이 항상 우리 주변엔 빙빙 맴돌고 있다. 이에 대한 질문을 나 또한 많이 받아봤다.


나는 그에게 답을 잘 내렸을까? 아니다. 나도 모른다. 누구나 알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은 알고 있다.

이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계속 질문을 빙빙 돌리는 것이다.








잘하는 것은 무엇이고,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기준은 누가 정할까?


ㅇㅇㅇ

당신은 잘하는 것이 있는가? 그리고 좋아하는 것도 있는가?

우리는 왜 애초에 잘하는 것을 업으로 택하지 못하고 발전시키지 못했을까?

나는 이것부터 생각해 보는 것이 맞다는 결론이 나온다.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은 절대 아님을 명심해 주기를 바란다. 삶은 각양각색의 우주가 모인 자체다. 인간은 우주라고 보았을 때, 그렇다. 전부 다른 우주의 형상을 띄고 있다. 비슷한 유전자가 붙었기에 바운더리가 있을 뿐 인간은 절대 하나의 유형으로 볼 수 없는 존재다. 자신의 개성이 너무나도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 광활한 우주에 살고 있는 우리 우주들에게 서로 묻는다. 정확히는 아이 때부터 묻는다.


"너는 뭐가 되고 싶어?"


솔직히 이 질문은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아이러니한 답이 나올 수밖에 없는 질문이다. 그 나이쯤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이 가벼운 질문 하나가 그저 어린 시절의 '패기'로 흐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인생의 '전부'로 흐르는 사람도 있다. 







잘하는 것은 내가 택한 것, 좋아하는 것은 나의 내면 우주가 뒤늦게 택한 것



ㅇㅇㅇ

가장 분명한 것 하나가 있다. 내가 잘하는 것을 놓는 경우는 어떤 순간일까?


내 속마음의 외침이 들렸거나, 내 선택이 옳지 않음에도 감수하고 택했거나, 잘하는 것이 애매한 재능이 될 때이거나. 물론 이외에도 등등 다양할 순간들이 존재한다. 말했듯이 우주는 전부 다르기에.


이 중에서도 마지막 3번째에 대한 답을 베짱이가 내어준다.

난 이 답을 듣고, 부끄러움에 몸 둘 바를 몰랐다. 


아버지에게 조언을 듣고 온 개미는 아티 스승에게 미주알고주알 전부 일러바쳤다.
가만히 듣고 있던 아티의 말.

"너희 아버지 말씀이 옳다. 전부 맞는 말이야."

아버지의 말이 틀렸다고 내심 기대하고 있던 개미는 실망에 빠졌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를 아느냐?"
"..."

"네가 내게 찾아와 그것을 고민이랍시고 질문한다는 것이 아버지의 말이 옳다는 증거다."

"네가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했다면 아버지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겠지."

"애매한 재능이 독이 되는 것이 아니다. 애매한 열정, 애매한 확신, 음악에 대한 애매한 사랑이 독이 되는 것뿐이지."

"너의 눈빛을 보아하니 너는 음악을 수단으로 삼고 있구나. 안락한 삶에 대한 수단으로 말이야."

"예술은 수단이 아닌 그 자체로 목적이 되어야만 한다."
"먹이를 구하기 위해 음악을 하는지, 음악을 하기 위해 먹이를 구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거라."

- 선인장 키스 57p-








여기선 음악과 예술이란 표현이 나왔지만, 모두에게 효용 된다고 생각한다.


당신에게도 묻고 싶은 질문이 생겼다.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은 욕구의 본질은 무엇일까?"


"먹이를 구하기 위해 좋아하는 것을 추가로 해보고 싶은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먹이를 구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글은 정보가 아닌 감정 매개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