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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생 Nov 19. 2021

조회수 2만 게시글을 내렸다.

정의란 무엇인가


바로 이전에 쓴 글 하나가 굉장히 반응이 좋았다. 좋아요도 내 브런치 게시글 중에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고, 다음 메인 노출과 브런치 알고리즘 추천으로 이틀 만에 조회수 2만 정도가 나왔다.


그 글은 우리에게 친숙했던 한 식품에 대한 글이었고, 그 식품에 대해 공부한 정보를 담은 글이었다. 글을 읽는 사람에게 판단할 수 있게 정보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전달하려 했지만, 결국은 '안 좋다', '먹지 말아야 한다'는 내 주장이 잔뜩 담긴 글임은 분명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쓴 글이었지만, 여러 생각을 거듭한 끝에 글을 내렸다. 내 글로 인해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는 내 가슴을 후벼 팠다. 정말 별 다른 제재나 공격은 없었고, 오직 내 스스로의 판단 하나로 글을 내렸다.



그 식품과 생업이 직결된 사람들은 무슨 잘못인가. 일부러 사람들을 아프게 하려고 그 식품을 기르진 않았을 것이다. 그저 예전부터 많이 먹어오고, 세상 사람들이 좋은 음식이라고 소개하기에 좋은 뜻을 갖고 그 식품을 기르고 판매하고 있을 뿐일 것이다. 그저 좋은 음식을 잘 기르고 유통해서 사람들의 건강한 삶에 보탬이 되는 것이 많은 보람을 느끼시는 분들일 것이다.


그런 분들의 가치관과 생업이 완전히 뒤틀릴 수 있는 내용을 그저 '사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정보를 퍼뜨리는 것이 정말 올바르고 정의로운 행동일까. 그분들이 보람을 느끼며 땀 흘려 일궈낸 것들을 내가 어떻게 함부로 진단하겠는가. 단순히 소비자 입장에서만 생각해서 관련 글을 연재하려고 했던 스스로가 부끄럽다.


또 한편으론 건강식의 가면을 쓴 독약들이 환자, 산모, 아이들 식탁에 오르고 있는 상황을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할까. 어떤 게 정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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