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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제니 Oct 01. 2021

밴쿠버와 친해지기

새로운 보금자리, 캐나다 밴쿠버의 대중교통



새로운 보금자리 찾기


자가격리가 끝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새로운 보금자리 찾기였다. 써리에서 자가격리를 하며 지냈던 숙소가 마음에 들어 그곳에서 쭉 지낼까도 생각했지만 앞으로 내가 일을 해야 할 곳이 노스밴쿠버에 위치해 있어 써리에서 노스밴쿠버까지 출퇴근을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내가 앞으로 지내야 할 숙소는 노스밴쿠버 위주로 찾아보았다.


이번에도 역시나 다음 카페 우밴유(https://cafe.daum.net/ourvancouver)를 이용했다. 그곳에서 노스밴쿠버에 위치한 집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중 가장 마음을 끄는 게시글이 딱 하나 있었다. 사진상으로 보이는 집 컨디션도 너무 괜찮았고 잠깐 대화를 나눈 집주인분도 좋은 사람 같았기 때문에 바로 뷰잉 약속을 잡았다. 다른 후보군은 없었다. 언제나 플랜 B는 없었으니까. 사실 더 많은 집을 뷰잉 하러 다니기에는 귀찮음이 가장 컸다. 나라는 사람은 인생을 원래 되는대로 대충대충 살았으므로.


써리에서 노스밴쿠버까지의 긴 여정이 시작됐다. 써리에서 노스밴쿠버까지 가기 위해서는 먼저 스카이 트레인을 타고 밴쿠버 다운타운까지 가서 다시 버스로 갈아타야 했다. 밴쿠버 첫 외출만에 환승을 해야 한다니. 걱정이 앞섰지만 친절한 집주인분께서 상세히 설명을 해 준 덕분에 많이 헤매지 않았다.



밴쿠버의 대중교통


밴쿠버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교통카드인 '컴패스 카드' 라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은 스카이 트레인 역에서 기계를 통해 손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Gateway Station


밴쿠버의 스카이 트레인은 한국의 경전철 같은 느낌이다. 지상 위를 달리니 창 밖으로 밴쿠버의 풍경이 아주 잘 보였다. 하지만 바짝 긴장한 탓에 풍경을 보고 할 틈도 없었다. 게다가 대부분 한국인으로만 이루어진 한국 사회에서 자란 나는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살고 있는 캐나다 밴쿠버가 굉장히 낯설었다. 사실 지금 한국 또한 외국인의 비율이 상당히 늘었지만 예전만 해도 거의 대부분이 한국인이었다. 아무튼. 때문에 스카이 트레인 속 다양한 인종의 죄 없는(?) 캐나다인들이 나에게는 매우 낯설고 두렵게 다가왔다. 영어라도 잘했으면 모를까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완벽하지 못하니 더욱 그랬다.


그렇게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긴 시간을 달려 밴쿠버 다운타운에 도착했다. 밴쿠버 다운타운의 첫인상은 서울의 명동 같았다.


Burrad Station 부근


반대로 서울의 명동보다 밴쿠버를 먼저 다녀온 친구의 말에 의하면 서울의 명동을 처음 봤을 때 느낌이 꼭 밴쿠버 다운타운 같다고 했었다. 고작 두 명의 의견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밴쿠버 다운타운과 서울의 명동은 어딘지 모르게 닮아있었다.


이제는 버스로 갈아타야 할 차례였다. 굳이 내리기 위해 별다른 신호를 주지 않아도 역에 도착하면 알아서 문이 열리는 스카이 트레인과는 달리 버스는 내릴 역이 되면 버스에 있는 노란색 줄을 당겨야만 했다. 어디 그것뿐이랴, 버스가 정차하면 버스 기사님이 알아서 문을 열어주는 한국의 버스와는 달리 밴쿠버의 버스는 차가 정차하면 내리는 사람이 알아서 문을 열어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완전 신세계.


밴쿠버의 흔한 버스 내부



새로운 보금자리 계약 완료!


사진상으로만 보던 집은 실제로 보니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 더 생각할 것도 없었다. 나는 바로 계약 의사를 밝혔고 오히려 집주인분이 더욱 당황했다. 나에게 다른 집 후보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듯했다. 나는 그녀에게 다른 후보는 애초에 생각하지도 않았고 집을 본 후 계약을 하느냐 마느냐만이 중요한 문제였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후에 내가 너무 대책 없었나 싶어서 혹시나 안 좋게 보였을까 걱정이 됐지만 나중에 그녀가 말하길 굉장히 쿨 해 보였다고 한다.


쿨이라니, 나와는 아주 거리가 먼 말이 아니던가. 그때부터 나는 앞으로 1년 동안 살아갈 캐나다 밴쿠버에서 이전에 한국에서의 나와는 달리 쿨한 사람이 한 번 되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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