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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냐 Oct 13. 2023

혼자만 좋아했던 일

오늘 문득 잠에서 깨어서는 아주 오랜 친구로부터 손편지를 받은 것처럼 참 반가웠다. 반가움이 가슴에 녹아 따뜻하고 포근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꿈에서라도 그의 소식을 들을 수 있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여전히 그에 대한 미련이 있는 건가? 아니면 꿈이어서 이렇게나 두근거리고 계속 생각나는 걸까? 그도 나와 같은 사람일텐데, 나처럼 부족한 게 있을 거고 혼자만 고집하는 작고 아주 사소한 버릇이 있을 거고, 싫고 좋음이 분명해서 그게 나와 맞지 않는데, 하필 내가 그런 걸, 큰 흠을 갖고 있어 그에게는 정말 극혐하는 사람중 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르는데 난 여전히 그가 궁금하고 알고 싶고 나도 모르게 기다렸던 걸까. 이게 내 안의 잔여 감정인지 꿈때문인지 알 수가 없다.

다만 현실은 이제 상관이 없다는 거다. 더이상 그와 나의 관계는 아무런 이음이 없다는 것이 사실이다. 언제나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인간적이고 인품이 부드러운 사람. 말없이 사람을 도울줄 알고, 필요하면 바로 달려가 나서는 그런 사람.. 순진하고 맑아보였던 그 사람의 영혼이 참 궁금했었다. 더 알고 싶었다. 그의 마음을 강요할 수 없었기에 놓아주어야 했다. 너무도 아쉽고 아쉬웠지만 그래야만 했다.


22.12.6 t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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