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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램프의지니 Mar 06. 2024

고마운 사람들, 감사한 경험들.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함으로써 나를 얻다.


연애.기쁨.사랑.이별.아픔.슬픔...



단어는 다르지만 모두 비슷한 뉘앙스를 풍긴다. 마치 교집합 같기도 하다.

연애를 하고 사랑을 시작하면서 나는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던가 싶었던 순간도 있었고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알게 되기도 하고 때로는 낯선 감정에 당황하고 마음 아프기도 했다. 물론 꽤 많이 행복하기도 했고.(그 행복한 감정역시 낯설었던 적이 많았다.)


분명 나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아주 식상한 표현이긴 하지만 누구나 사랑을 시작하면서 날아갈 것처럼 기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또 상대방이 속을 썩일때는 분노하기도 하며 실망스럽고 절망스러운 날들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수많은 감정을 다른 어떤 일이나 사건을 통해서가 아니라 바로 연애와 사랑을 하면서 경험했던 것 같다.

연애는 세상에 나와 그 사람. 단 둘만이 하는 것이기에 연인간의 사랑이 너무 달콤했고 낭만적이었으며 기쁘고 행복했다. 그러다 그 사람이 이성문제로 힘들게하여 나를 슬프게 하기도 했고, 맞지 않는 가치관에 절망스럽기도 했으며 한번은 내 곁에 있으면서도 사랑을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으로 인해 마음을 많이 다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별하였고 동시에 난생 처음 겪는 슬픔에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던지.


어리고 미숙했던 그 시절의 나는 그들을 원망했다. 나를 떠나간 사람도 있었고 나를 떠나오게 만든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그들 모두를 원망했다.

내가 떠나왔을 때는 그런 선택을 하게 만든 그 사람을 원망하였고 그 사람이 나를 떠나갔을 때는 어떻게 내게 그럴 수 있냐며 증오하였다.

하지만 몇 번의 계절이 지나고 나면서 오히려 감사해지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이제는,


그 모든 이들에게 고맙다. 그리고 감사하다.

그들이 없었다면 어쩌면 일평생 한 번을 느끼지 못할 감정이었을 수도 있지 않은가. 그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면 겪어보지 못한 경험들도 수없이 많지 않은가.

예컨대 나는 취미가 낚시이다. 그런데 내가 고향인 속초에서 타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나는 그 좋아하는 낚시를 할 수 있는 여유가없었다. 잘 모르는 지역이기에 낚시해야 할 장소를 모르기도 했고 혼자 낚시를 나갈 엄두도 나지 않았다. 그렇게 낯선 지역에서 혼자 자취하며 외로워하고 있을 당시 만났던 남자친구는 나를 데리고 함께 낚시를 가주었다. 바다를 좋아하고 낚시를 사랑하는 내게 매 주말마다 행복한 경험을 선사해준 것이다. 그리고 그 친구 역시 나로 인해 낚시에 푹 빠져 같은 취미를 공유하며 달콤한 시간을 보냈다.(오죽하면 크리스마스에도 낚시를 갈 정도였다.)

비록 그 친구와의 시간은 다했지만 그 때의 추억은 여전히 오늘의 나를 살게 한다. 타지에서 외롭고 우울했던 내게 그 때의 추억들은 큰 힘이 되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친구의 경우에는 나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흔들어준 고마운 은인이다.

나는 음식에 있어서 취향이 확고한 편인데 주로 한식을 좋아한다. 그러나 굳이 맛집을 찾아서 먹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런데 내가 만났던 친구의 경우에는 맛집에 아주 관심이 많았으며 한식,중식,일식 등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리를 즐겨먹고 요리에 관심이 많아 당연하게도 맛집을 아주 잘 알았다. 한번은 그 친구가 우설이라는 것도 알려주었다. 나는 소의 혀를 먹는다는 사실을 그 날 처음 알게 되었다.

아무튼 당시에 나는 무척 귀찮았지만 그 친구를 따라 이 곳 저 곳 맛집을 많이 돌아다니게 되었다. 그러면서 점점 새로운 맛과 음식들을 접했다. 무엇보다 나는 고기 부위에서 비계를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늘 비계를 떼어 먹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 친구의 권유로 어떤 족발 집에서 비계를 먹어본 순간, 나는 그 맛에 놀라고 말았다.

세상에. 나도 비계를 먹을 줄 아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다만 여태껏 비계까지 맛있는 집의 족발을 먹어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날 이후부터 나는 맛있는 족발집을 찾아 족발을 먹을 때 꼭 비계와 함께 먹고는 한다.


이렇듯 우리는 어떤 사람으로 인해 한번씩 힘들때마다 위로가 되는 좋은 추억을 얻기도 하고 내 삶의 어느 한 부분이 바뀌거나 새로운 부분을 알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연애이고,사랑인 것 같다.

그리하여 나는 이제야 내가 한 때 사랑했던 그들에게 이 글을 핑계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내 삶의 여러 페이지에는 그들이 묻어있으며 그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내 인생의 마침 딱 그 시기에 내게 잠시 머물러줘서 너무나도 고맙고 감사하다.


그리고 작은 소망도 함께 덧붙여본다.

나 역시 소중하고 좋은 경험을 선사해준 사람으로 그들에게 기억되기를.

또한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를 그들이지만 어디에선가 새로운 인연을 만나 소중한 순간들을 쌓으며 다시금 예쁜 사랑을 만들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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