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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전 Feb 21. 2022

탈무드 <원숭이가 된 여자> 소원?!

생활 속 하브루타

  “지난 수업 때 너희들 덕분에 엄마가 칭찬 듣는 것처럼 기분 좋았어.”

  “정말?”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이야기하면서 대화를 시작했다.. 강의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했던 선녀와 나무꾼 숙제를 말씀드렸더니, '우리 아이도 얼른 자라서 그렇게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라고 말씀해 주신 분이 있었다. 그때 괜스레 입꼬리가 올라갔던 순간을 떠올리며,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선녀와 나무꾼은 아이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여서 집중하기가 쉬웠지만, 오늘 이야기는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였다. 아이들에게 간단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탈무드《원숭이가 된 여자》내용 요약     

메마른 사막에 한 부부와 아들이 살고 있었다. 이들은 좋은 운을 타고나지 못했고, 벌거숭이 모습으로 사막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느 날 한 노인이 이들을 불쌍히 여겨 샘이 있는 곳을 말해 주었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샘이 한 군데 있다. 아침 일찍 해뜨기 전에 그곳에 가서 목욕을 한다. 다만, 너희 세 사람은 한 사람씩 다른 날에 목욕을 하되 목욕하는 동안 너희들의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     

누가 먼저 목욕을 하는가를 두고 서로 다툰 끝에 어머니가 먼저 물속으로 들어가 아름다워지게 해 달라고 빌었다. 어머니는 눈부시게 아름답게 변했고, 지나가던 고관이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남편을 무시하고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이튿날, 아버지는 화가 나서 아내를 원숭이로 변하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빈다. 원숭이로 변한 아내는 고관에게 쫓겨나서 달리고 달려서 사막으로 돌아갔다. 사흘째 날 아침 아들은 혼자 샘으로 갔다. 아들은 어머니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고 빌었고, 결국 세 사람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내가 첫 번째 소원을 빌었다면?”     

  “물이지~ 생명이 중요한데~!!”     

  “가족들이 미리 이야기를 해서 의, 식, 주 한 가지씩 소원을 빌었으면 좋았을 텐데, 왜 가족들이 이야기를 안 했을까?”     

  “일단 사막에서 살아야 하잖아.”     

    아들은 사막에서 살려면 물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했고, 딸은 '왜 가족들이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각자의 소원을 빌게 되었지?'라는 궁금함으로 시작했다. 중요한 첫 소원으로 예뻐지는 것을 선택한 엄마에 대한 궁금함도 이어졌다.      

  “엄마는 왜 예뻐지고 싶었을까?”

  엄마는 평소에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걸까? 사막의 한가운데서 이루어지는 첫 소원으로 아름다움을 선택한 여인의 삶이 어떠했는지 혼자 생각해 보았다. 아이들은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한참 듣던 중 남편은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평소에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어야 소원을 들어주는 상황이 생겼을 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아.”      

 오호~! 이 짧은 탈무드 이야기로 평소 간절히 바라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이야기 속 첫 번째 소원을 이야기하다 남편과 아이들의 평소 소원은 무엇이었는지 알아보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오호, 각자 소원 하나씩을 들어준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어?”

  “소원 100가지를 들어주는 소원”

  “물, 생명, 집, 휴식, 안정, 햇살, 건강, 웃음”     



  평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단어만 들어보아도 풍성해지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남편의 꿈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10가지 질문을 만드는 숙제를 완료하지는 못했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각자 무엇을 중요한 가치로 두고 있는지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딸의 첫 질문처럼 가족들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의 의미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강의 시간에는 '갑자기 주어진 행운에 대처하지 못한 상황', '탓하지 않고 감사하기', '가족 간의 대화'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같은 본문이 아이들, 가족, 성인, 모임에 따라서 다양하게 해석하고 바라볼 수 있는 열린 본문이 되었다.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씩 숙제로 연습하고 있지만, 이 연습이 습관이 되어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생각을 묻고 답하며 경청하는 시간이 더 많이 채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오늘도 도전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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