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전 Jul 18. 2022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본질을 만나다"

내가 고래였다면


#자폐

#변호사

#고래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세 단어를 키워드로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의뢰인의 입장을 대신 전하는 변호사 직업의 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여주인공 우영우는 자폐 변호사입니다. 스스로를 설명하기 위해 이력서에 진단명이 적힌 종이를 추가해야만 하지요. 고래 이야기를 할 때 눈 빛이 초롱초롱 빛나는 우영우는 사건의 실마리를 고래에게서 얻습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눈을 우영우는 고래를 통해서 지니게 되었습니다.


  고래가 낳은 알의 무게를 물어보는 우문에서 고래는 새끼를 낳는다는 현답을 찾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현상에 집중하느라 본질을 잃게 될 때마다, 우영우는 고래를 통해서 지혜를 찾아나갑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각 각의 글자를 보았을 때는 큰 의미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앞뒤가 똑같은 글자들의 모임이 되었습니다.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전체를 바라보는 눈을 놓치기 마련이지요. 우영우를 소개하는 이 재미있는 소개는 서로 다른 개별성에서 공통점을 찾아보는 눈을 선물합니다.


매화가 감동으로 다가오지만 오늘은 6화를 리뷰합니다.





6화 내가 고래였다면


  영우는 끊임없이 고래에서 지혜를 찾습니다. 어미 고래는 새끼 고래를 절대 버리지 않는다는 이야기에서 자신의 엄마를 떠올립니다.


내가 고래였다면
엄마도 날 안 버렸을까?


  아직 다 밝혀지지 않는 영우와 엄마의 스토리를 짐작하게 만드는 복선입니다. 영우의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이번 6화의 변론은 탈북민 계향심 씨의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사건의 객관성을 잃고 감정적으로 흐르게 된 이유가 "엄마"라는 발견 때문이겠지요. 순간순간 기지를 발휘해서 폭행 여부와 북한법까지 이야기하며 변론을 하지만 감형이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영우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재판장님을 찾아가게 되지요.

계향심 씨는 상식이
부족하고 제멋대로입니다.
지금까지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우영우


하지만 계향심 씨는
자식을 버리지 않으려고
5년이나 도망자 생활을 했습니다.
모성애는 감경 사유가 아니지만
딸이 엄마를 기억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키워 놓고 교도소에 가야
출소 후 다시 딸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그 모든 시간을 견딘
위대한 어머니의 사정을
헤아려 주십시오.
-우영우



판결은 집행유예



다만 피고인은 탈북민으로서
한국 사회의 법과 규범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점
형사 처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무엇보다
5년이 지난 후이기는 하나
자신이 저지른 죄를 잊지 않고
처벌을 받을 목적으로 자수한 점을
특별 양형 인자로 참작한다.
-재판장


  자수는 감경 사유의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하지만 돕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서 본질을 놓치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재판장님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걸까요? 젊은 변호사들의 패기를 높게 산 재판장님의 현명한 판결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감정에 치우친 판결이 아니라, 합당한 법적 근거를 찾아서 돕고자 하는 그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변호사의 직업적 특수성과 의뢰인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소개됩니다. 때로는 불합리해 보이고, 변호하고 싶지 않은 사건들까지 이어지면서 그들의 고뇌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승리를 위한 변호를 하다 보면 때로는 부조리함 속에서 눈 감아야 하는 상황을 만납니다. 그 고뇌 속에서 거짓된 가면을 쓸 수 없는 자폐인 변호사 영우를 통해서 그들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변호사, 자폐인, 여성, 한 인간으로서의 우영우를 그리고 있습니다.


 6화에서 저는 "본질"을 만났습니다. 재판장님은 초반에 학연, 지연, 혈연에 연연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판결에서는 판사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고 중립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젊은 변호사들의 패기에서 재판장님은 "자수"라는 기본에 충실하였습니다. 어떤 사건을 만나든 눈앞에 보이는 현상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본질을 바라보는 눈은 어떻게 생길 수 있을까요? 재판장님의 오랜 경험, 고래를 깊이 파고든 영우의 몰입이 사건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선물한 것 같습니다.


  한 편 한 편이 생각거리를 남깁니다. 주변에서 있을 법한 형사, 민사 사건을 다루고 있어서 더 관심이 갑니다. 또다시 일주일을 기다려야 합니다. 행복한 기다림입니다.


 


오늘도 도전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엄마 교과서> 유연함과 감정 여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