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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나 Jul 14. 2024

디저트, 좋아하세요? 디저트 사전

2024년 7월 읽고 싶은 책 | 디저트 사전 (나가이 후미에)

나는 디저트를 좋아한다. 얼마나 디저트를 좋아하냐면, 나는 가끔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밥 대신 디저트를 먹기도 한다. 디저트가 본래 ‘후식’을 뜻하며 음식을 먹고 난 후 입가심으로 먹는 게 보통인데도 말이다. 새로운 디저트 가게를 찾아 도전하는 게 나의 취미이며, 나는 한가한 시간에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근사한 파티세리를 찾곤 한다.

그런데 디저트를 먹을수록 궁금해졌다. 이 이름도 어려운 디저트들, 그러니까 파리 브레스트, 샤를로트, 생토노레 같은 것은 대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나는 디저트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먹는 사람으로서 디저트의 유래가 궁금했다. 그러나 시중에 있는 많은 책은 주로 레시피 위주의 내용이라 내 궁금증을 풀기에는 아쉬웠다. 그런 와중에 우연히 들어간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한 거다, “디저트 사전.”

사전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 책은 디저트의 삽화와 디저트의 유래를 각각 한 페이지씩 할애해 연대순으로 소개한다. 중세부터 현대까지 100개가 넘는 디저트를 꽉꽉 담아낸 덕에 각 디저트에 대한 소개가 길지는 않다. 주로 유럽과 미국의 디저트 위주로 설명하기 때문에 동양의 디저트는 아쉽게도 없다시피 하다. 다만, 저자가 일본인이라 각 디저트가 일본에 어떻게 도입되었고, 일본에서 재해석된 양상을 소개하기 때문에 살짝 엿볼 수 있는 정도다.

섬세하고 따뜻한 색감의 일러스트는 보기만 해도 눈이 즐겁다. 난생처음 들어보는 디저트의 모양을 상상만 하지 않고 직접 일러스트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친절하다. 연대순으로 소개한 덕에 내가 좋아하는 디저트가 생각보다 최근 발명된 디저트라거나 아주 옛날부터 존재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그 디저트와 더 친해진 것이다. 아마 다음에 그 디저트를 먹을 때는 이전과 사뭇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지도 모른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역시 앞에 언급했듯 서양의 디저트 위주로 소개한 구성이다. 아니면 차라리 제목을 ‘서양 디저트 사전’이라고 했다면 이해했을 것이다. 책에서 나오듯 카트린 드 메디시스가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결혼을 위해 오며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는데, 동서양도 이처럼 서로 영향을 미치며 디저트 문화를 발전해왔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 교류를 확인하기 어려워 나중에 디저트 사전 2편을 내주십사 하는 바람이 들었다. 더불어 한 페이지 정도 짤막하게 소개한 글이 흥미를 유발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파편적인 지식이라 더 깊고 긴 이야기가 궁금했다. 사실 이 책의 본 목적 자체는 충분히 달성했을지도 모른다. 그저 내가 기대한 바가 너무 많고, 내 생각보다 더 디저트에 진심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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