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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석 Jul 26. 2023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김준석입니다.

쓰기와 말하기

 2022년 5월에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 볼까 하며 작성 중이었던 글을 이제야 올려봅니다. ^^


안녕하세요 연극배우와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준석이라고 합니다. 5년 전 함께한 연극 공연에서 작가로 참여했었던 친구의 브런치 글을 보고 브런치라는 공간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도 글쓰기 좋아하는데.. 말하기도 참 좋아하는데.. 용기 내서 한번 신청해 볼까?’ 하는 생각에 브런치 시간 동네 치과에 앉아 대기 중에 글을 써봅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사람’을 꿈으로 정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짧은 기억 때문인 것 같습니다. 쓰기와 말하기 시간, 작은 그림이 세로로 네 개가 이어져 있었고 오른편 공란에 그림과 어울리는 글을 적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 재밌을 것 같은 상황을 적었습니다. 발표력이 부족했던 저는 손을 들지 않았지만 옆에 안아있던 짝꿍이 억지로 제 손을 들어 발표를 시켰습니다. 저는 제가 적은 글을 일어나서 읽었습니다. ‘할아버지 뭐하는교? 이게 뭔데요?’ ‘아 와이랍니까? 할배 돌았습니까? 내 아직 장가도 못 갔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무서워하는 호랑이를 잡기 위해 함정을 만들고 청년을 이용해 호랑이를 잡는 내용의 그림이었습니다. 저는 조용히 발표를 했던 기억인데 선생님과 반 친구들이 아주 크게 웃어줬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기억이 저에겐 가장 재밌었던 순간으로 남아있어서 제 꿈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시나리오를 쓰고 있습니다. 시나리오라고 하면 뭔가 거창한 느낌인데 그저 제 삶 속의 어떤 순간을 재밌게 적어내는 정도입니다. 작년엔 제가 아내와 재밌게 적고 만들어낸 짧은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경쟁작으로 초청되기도 했습니다. 평소 저는 ‘재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재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에 가서 닿느냐’입니다. 제 기억에 또렷하게 남아있는 에피소드를 사람들에게 얘기해 주면 꽤나 재밌게 집중해서 듣습니다. 외환카드 심야 상담사로 3년간 근무했던 시절에 만난 화가 20초 만에 풀렸다고 어리둥절해하던 아주머니, 오디션이 떨어지고 지하철 계단 밑에서 만난 네 잎 클로버 파는 묘한 할아버님, 20대 초반 방위산업체 시절 2년간 모은 돈을 몰래 쓰신 부모님 앞에서 밥상을 엎었던 일.. 꽤 많은 일화들이 저에게 있고 이 중에는 글로 옮겨 적는 것들도 많습니다. 영화라는 것은 만들어져야 사람들이 볼 수 있지만 글은 활자로 적어지기만 하면 볼 수 있기 때문에 다가가기가 좀 더 수월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성대 자취 시절 6년간 싱크대 상부장에 붙여 놓았던 13가지 덕목. (절제, 침묵, 질서, 결단, 절약, 근면, 진실, 정의, 온유, 청결, 평정, 순결, 겸손) 하나의 덕목을 일주일간 매일같이 지키면 다음 덕목으로 넘어가는 방법으로 지키고자 노력했지만 어려웠던 일. 저희 집에 방문한 손님에게 중요하게 여기는 세 가지를 고르라고 하면 모두가 답이 달랐던 일들. 지키지 못한 덕목과 관련된 일화들.

 

 브런치에서 부지런히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독자들의 마음에 가닿도록 써보고 싶습니다. 오래도록 사랑받는 고전처럼 인문학적인 내용을 담아 재밌게 전달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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