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시험을 보면 주관식 문제를 풀 때 그냥 빈칸을 채우기도 했다. 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빈칸을 그냥 두기가 싫어서 아무 말이라도 써넣었다. 주말 실수로 지운 블로그의 글들.. 지워진 글 대신 빈칸을 채워 넣었다.
고쳐 쓰지 않은 글이지만 우선 글쓰기를 누르고 초고의 꼭지글을 넣었다. 고치고 넣는 것이나.. 우선 넣어 놓고 고치는 것이나.. 틀린 걸 알지만 주관식 답지에 글씨가 있는 게 좋았다.
고치지 않은 글이지만 그래도 지워진 블로그의 목차가 채워지니 좋다. 우선 오늘은 이걸로 좋다. 시간 내어 차근히 하나씩 하면 될 테니까.... 하루 일과를 바쁘게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숨이 가쁘다. 에너지가 과열되어 있으니 목소리도 높아지고 말도 많아진다. 에너지를 많이 쓰니 정신이 혼란스럽다.
오늘은 차분하게 숨을 쉬고 걸어야겠다.. 숨 쉬고 걷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겠다... 글이 안 써지거나 멀어질 때는 내 마음도 멀리 있는 날이다. 차분하지 않고 과한 생각들도 현실에 치여있을 때이다... 필요한 것을 분명하게 처리하고 정리하자,.. 그리고., 심호흡을 하며 내 숨을 점검하고.. 내 발걸음의 속도를 느끼자. 너무 빠른지 너무 많은지.. 오늘은 순간순간 멈추고 쉬고 가만히 있어보자.....
글이 써지지 않는 날., 글을 쓰고 있지 않는 날 그런 날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불필요한 생각들로 현실의 일들을 붙잡고 있지는 않은지.. 정말 일을 하고 있는지 나의 불안을 덮기 위해 일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현실의 일들은 늘 집중과 한계가 필요하다.
며칠 야근을 했다. 정말 필요했는지 돌아보면 굳이 왜.. 정말 하고 싶지만 어려운.. 글쓰기로부터 회피는 아니었는지 싶다.. 글쓰기를 미루고 싶어서였나 싶다..
뭐가 제일 어렵냐면... 다시 거절받는 경험에 대한 두려움이다. 다시 출판사를 골라 내 글을 정리하고 출간기획서를 수정해야 하는 것을 회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