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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마루 Jan 17. 2024

화덕 이야기

제26회 - 오늘의 커피

4~5년 전 화덕을 직접 제작해 보려고

전 세계의 화덕을 다 뒤져보던 때가 있었다.

비오는 날 비 맞아가며 화덕에서 갓 구운 빵을 먹어 봤다면 화덕의 빵맛을 못 잊는다. 커피와 빵은 언제나 함께이니 더욱 중요하다.


화덕은 한자와 우리말 덕이 붙은 복합어이다.

불을 덕으로 다스리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혼자 짐작은 해 보는데...

한자로도 말은 되는 것 같은데 그런 어원이나 유래는 없었다.


화덕은 종류도 다양하고 나라마다 제작 방법도 다르다. 

가격도 많게는 몇 천만 원 하는 이탈리아 브랜드 화덕도 있었고, 미국의 주물 화덕도 있었다.

메린랜드 서정 누나네 화덕은 정말 잘 만든 주물 화덕이다.

러시아 화덕도 좋았고, 프랑스, 영국 화덕... 등등도 있었고

만드는 방식도 짐볼을 이용하는 방법, 흙으로 원형을 만들고 황토를 바르고 굳으면 파내는 방법, 

벽돌을 쌓는 방법, 또 병을 이용하여 공기층을 만드는 방법(세계 공통) 등 다양했다. 

오직 제대로 된 화덕 한 번 만들어 보겠다고 찾아볼 수 있는 디자인은 다 찾아봤었다.


그러던 중에 발견한 베스트 중에 베스트, 1위는 이탈리아도 미국도 아닌 대만 화덕이었다. 

보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만들기도 어렵지 않고 디자인도 예뻤다.

대만의 과수원인데 이름이 Flycat, 빵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다니 여행 가시는 분들 강추드립니다. 


4년 전쯤 올라온 화덕 만드는 유튜브 영상이 있는데 그때는 조회수고 작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영상이었다.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5명이서 삼대가 며칠 동안 쉬지 않고 만드는 모습이 감동이었다. 


이 영상에 이슈가 하나 더 있다.

LiziQi '리즈치'라는 구독자 1800만이 넘는 중국 유튜버가 있다.

리즈치는 김치를 차이니스푸드라고 올려 김치 전쟁에 불을 붙었던 장본인이다.


한참 김치 영상이 시끄럽던 때 누군지 궁금해 들어가 봤다.

그런데 그곳에 뜻밖에 영상이 있었다. 대만 화덕을 혼자 만드는 영상이었다.

연필로 도면을 그리다 말고 고민하다 집 밖을 나서 뚝딱 화덕을 만드는 영상이었다. 

고양이의 모습까지 디테일 하나하나 너무나 똑같은 명상.


원조 영상을 들어가 댓글 반응을 보았다. 이미 이 영상에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려 있었다.

경이롭고, 창의적이다는 찬사의 댓글과 진정한 고수라는 칭찬,

원조가 따로 있는지 몰랐다는 반응과 리즈치의 작품인 줄 알았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리즈치가 그대로 카피했는데 왜 뭐가 하지 않느냐? 는 글이 많았다.


하지만 대만 화덕 농장의 답변은 한결같았다.

'리즈치가 영감을 받아 만든 건 맞는 것 같지만 그건 그녀의 것이다.'였다.


생각해 보니 현명한 대응이란 생각이 든다. 


/화덕에 관심 있는 분들은 비교해서 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 리즈치가 작품 카피한 영상

https://youtu.be/Cahnb7vr-AM?si=jYrXlivKzTkim1F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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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조 Flycat Orchard-Cat 가마 오븐

https://youtu.be/lAJvkckeOPs?si=yinvVFkD4Wkgkv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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