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사방팔방 관심을 구걸하며 불행을 팔고 있다. 그래야만 누군가가 말을 건네기 때문에. 장사도 내 시체로 해야 한다. 제 관짝을 혼자 메고 오열해야 더 불쌍해 보이니까.
잘 다니던 길에서 하늘을 보며 걷다 일부러 넘어진다. 스타킹 위로 피가 줄줄 새어 나와도 다시 벌떡 일어나 걷는다 절름거리는 몰골로. 사람들이 한 번씩 다친 곳을 보고 지나간다 이걸로 오늘 분의 동정을 얻었다.
소소한 일상의 거대한 즐거움
가짜처럼 보여도 진짜인 상처
오늘도 성공, 만족스러운 웃음이 스치고
이것은 나만 알아볼 수 있는 고통
을 거품처럼 부풀려 남에게 보이는 것이 즐겁다. 비참함을 내보일 때마다 동정이 커진다. 얼굴은 울면서도 뿌듯함에 웃는다. 일그러진 얼굴. 그러다 보면 스스로도 속일 수가 있다. 나는 죽지 않은 사람 중에 가장 불쌍한 사람.
진실로 내가 나아진다면
나는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도 바닥을 떠난 것들에 대해 관심 갖지 않으니까
사는 일이 비참하다 그래서 너무 행복하다
목숨만이 불행이다.
어느 동정들에 달랑달랑 목이 매여있을 때
쪼그라든 풍선에 묶인 리본처럼
평생의 목이 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