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8 개인전
<나의 그녀들에게>
다양한 기법으로 그린 파스텔화를 통해 파스텔의 매력을 소개해야지,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전시였지만, 준비하면서 여느 때처럼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무얼 전시할까 하다 여성 인물화를 주제로 삼았는데, 그림을 모아놓고 보니 그림 그리던 시간이 떠올랐습니다. 이해할 수 있을 듯하면서도 손에 잡히지 않는 세상, 그리고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모습에 대해 고민했던 시간 말이지요.
파스텔이라는 매체에 오래 머물러온 이유는 내가 나의 그림을 직접 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인물화 속 여자들에게 화장해주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톡톡톡 슥슥슥. 그녀들을 오래 바라보고 쓰다듬으며 말을 걸곤 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고.
“내”가 많이 담긴 인물화들이지만, 결국은 여성들이 보편적으로 겪어나가는 감정들이 표현된 게 아닌가 합니다. 나의 과거, 현재, 미래가 당신의 삶과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전시 제목을 <나의 그녀들에게>로 했습니다.
당신을 만나서 반갑고, 나를 만나줘서 고맙습니다.
2024. 8월
윤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