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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갱주 May 09. 2022

군대와 전역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2가지 질문

1년 6개월, 인생의 가장 큰 터닝포인트

전역 날짜가 정해졌다. 코로나로 인해 쌓인 휴가가 많아지면서 4월 22일 금요일에 조기전역을 하게 되었다. 긴 여정의 끝이 조금씩 보인다.


전역 날짜가 정해지니 시간이 느리게 가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대와 전역에 대한 나의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서, 그리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펜을 들었다. 나는 군대와 전역에 대해 지속적으로 되뇌이는 2가지 질문이 있다.



첫 번째 질문

'군대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군인을 위한 조언 중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조언이 ‘건강하게만 전역해라’라고 생각한다. 물론 걱정돼서 하는 말이겠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들으면 안된다. 내가 생각하는 군생활의 핵심은 ‘1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이다. 적어도 나는 ‘건강하게만 전역해라’에 부합하는 군인이 되기 싫어서 침상을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되는대로 부딪히다 보니 현재 글쓰기, 독서, 운동, 노래, 말하기, 노팅(정보의 시각화) 6가지를 하게 되었다.


‘군대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이 질문에 당당히 답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시간을 가치있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답하지 못했다면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결국, 이 질문은 군대라는 보호구역에 숨어서 숨만 쉬던 스스로를 울타리 밖으로 꺼내주는 핵심적인 질문이다.


당신은 군대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면 책이라도 한 글자 읽어보면 되고, 뭐라도 하고 있다면 그것을 직시하고 ‘꾸준히’에 신경쓰면 된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스스로를 자극하는 훌륭한 촉매이며,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나침반이다.



두 번째 질문

'무엇을 위해 전역을 기다리는가?'


전역자들은 이런 얘기를 많이 한다. ‘나가서 1주일만 있으면 원래대로 돌아가. 운동해서 좋아졌던 몸도, 만들어진 생활 패턴도 제자리를 찾는거지.’라고 말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명확하다.


군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그에 따라 아무런 생각이나 목표없이 전역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전역 후의 인생에 대한 고민도 잠시, 그 자리는 결국 전역에 대한 보상심리가 차지한다. 미친듯이 마시고, 노는데에만 시간을 쏟으며 조금씩 입대 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 1년 6개월의 남은 것 하나 없는 군생활과 그것을 자축하기 위한 6개월, 너무도 당연하게 소비하며 보낸 2년에는 공허함만 남는다.


‘무엇을 위해 전역을 기다리는가?’


이 질문은 전역을 바라보는 관점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전역이 기다려지는 이유를 재규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양한 대답이 나올 것이다.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어요, 술 먹고 싶어요, 스타트업을 얼른 해보고 싶어요’ 등 상관없다. 다만 본인이 정말 원하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여자친구를 만들고 술을 먹는 것이 본인의 마음을 울리는 목표라면 그것도 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질문의 요지를 이해하고, 2년의 공허함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선뜻 그렇게 답하지 못할 것이다. 개인적 욕망과 쾌락이 우리의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 것을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시선을 돌려야 한다. 진정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가?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나를 이끄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들이 하루빨리 하고 싶어 전역을 기다리는 것이 되어야 한다. 유혹의 파도에 휩쓸려 자신의 1년 6개월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면, 더 나아가 계속해서 발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만 한다.


어떻게 그 답을 찾는가? 앞서 살펴본 첫 번째 질문, 즉 현재 내가 하고 있는 것이 핵심이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 없으면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도 할 수 없다. 반대로 첫 번째 질문에 당당히 답할 수 있다면 두 번째 질문에도 답할 수 있다. 여러가지 유혹이 도사리는 군대에서 내가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거나 설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추가로, 두 번째 질문에서 주의할 점은 적당한 목표를 정말 원하는 목표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군대에서 토익 공부를 하는 사람이 유난히 많다. 자신이 원하는 직장에서 토익 점수를 요구하기 때문인데, 대부분은 지속하지 못하고 실패한다. 왜일까? 행동을 지속하는 사람과 지속하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자신이 최종적으로 목표하는 것을 얼마나 원하냐에 달렸다. 마음 속 깊이 원하는 사람만이 성공한다. 당신이 설정한 목표에 ‘진심’인가? 모두 자존심을 내려놓고 본인에게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분명 군대에는 제약이 존재한다. 여러가지 이유들로 의도했던 것들이 좌절되고 불가능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는가. 군대라는 제약을 받아들이고 가능한 범주에서 최대한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면 반드시 본인만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할 수 있다. 군생활이 12일 남은 이 시점에서 나는 내 군생활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2가지 질문이 있었다.



‘군대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전역을 기다리는가’. 나는 이 2가지 질문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가지고 있다. 당신은 어떠한가? 답을 하든, 답을 하지 못하든 상관없다. 그저 2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1년 6개월, 모두에게 동등히 주어지는 시간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그러다보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 되고, 그것들이 본인만의 원동력이자 방향성이 된다. 그 끝에는 놀랍게도 성장한 우리가 있을 것이며, 그 성장은 여전히 진행중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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