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야근에, 개인적인 공부에 취미는 또 잃을 수 없었기에 브런치에 글 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 있는 곳에서 좋은 소스들을 놓치게 된다면 언제 또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야심한 새벽에 노트북을 켜게 되었다.
나는 지금 '미디어 렙사' 중 하나에 재직 중이다. 그 중에서도 사실상 렙사의 메인 직무인 파트너 관리 팀에 소속되어 빅미디어를 포함한 다양한 광고 매체들을 관리하고 있다. 빅미디어라고 하면 어렵게 다가올 수 있는데 흔히 말하는 구글, META, 네이버 등이 그 예이다.
광고 업계에서 조금이라도 발을 담가봤던 사람들은 네이버 메인 광고 지면인 NOSP 광고를 집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가져가야 할 지 알 것이다. 네이버와 계약되어 있는 11개의 대행사를 통해서만 NOSP 광고를 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재직하고 있는 렙사의 수익구조는 어떻게 될까? 간단히 말하면, 수수료를 받으며 매출을 발생시키는 구조이다.
이 업계는 매체사 -> 미디어 렙사 -> 광고 대행사 -> 광고주의 순서로 계약이 이루어지고 돈이 오간다.
- 매체사 : 광고 지면을 소유하고 이를 판매하는 자로써 카카오나 META가 그 예시이다.
- 미디어 렙사 : 대행사에서 확보하지 못하는 메체사 광고 인벤토리를 확보하고 이를 대행사들에게 판매하는 곳이다.
- 광고대행사 : 광고주의 요청에 따라 온라인 광고 업무를 위탁받아 집행하는 곳이며
- 광고주 : 상품의 판매를 위해 온라인 상에서 광고 노출을 원하는 자이다.
돈이 되는 광고 지면들이 많이 줄어들면서 미디어 렙사의 힘이 많이 작아지기도 했으나, 네이버 NOSP 공식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기만 해도 다른 광고 매체들과 공식 파트너쉽 계약을 체결하고 그들로부터 지원금을 받기도 한다. (그만큼 네이버 NOSP의 경우 경쟁력 있는 지면이기도 하고 현재에도 국내 11개 파트너사만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통상적으로 대부분의 렙사들은 매체 바잉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퍼포먼스 팀을 키워 대행업을 같이 하기도 한다. 그렇게 했을 때, 광고주들은 NOSP와 같이 다른 대행사가 바잉하지 못하는 것들을 빠르고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다른 대행사들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인크로스(SK)나 나스미디어(KT) 등이 대표적인 미디어렙사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곳들은 모기업의 광고 물량들을 한 번에 받을 뿐 아니라 다양한 컨퍼런스 개최와 동향 조사 등을 통해서 자신들이 대행하고 있는 광고주들에게 더 많은 소스와 정보를 주게 된다. 그래서 렙사들은 이렇게 락인효과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활용하는 가도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락인 효과란 고객이 상품·서비스를 이용하고 나면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로 '이용의 이전'을 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개인적으로는 '쿠팡'이 락인효과를 참 잘 사용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미 비즈니스 적으로는 증명이 되었다. 사례로도 벌써 많이 나왔다. 쿠팡은 창사 14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몇 주 전에 터졌던 위메프 사태 등과는 다르게 아직까지도 잘 남아있는 기업이다. 이런 쿠팡도 오랜 기간 적자로 기업을 운영해왔었다. 하지만 쿠팡은14년 로켓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며 유통 과정을 간소화시켰고 전국 각지에 빠르게 배송될 수 있도록 물류 센터를 지었다. 막대한 자본을 들여 물류 센터를 설립하면서 엄청난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엄청난 서비스 덕분에 멤버쉽을 가입하는 소비자들은 매우 늘어났고 그에 따라 흑자도 기록하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배달의 민족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팡이츠나 와우패스가 주는 OTT 서비스. 한동안 이슈였던 SNL 판권까지 가져가며 성장해오던 쿠팡플레이, 이런 모든 서비스들을 와우 패스에 넣어두면서 완벽한 락인 효과를 누렸던 것 같다.
미디어 렙사들도 이와 참 유사한 것 같다. 광고주들과 대행사들을 상대하며 그들에게 미디어 바잉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계 소식이 든 자료들도 받을 수 있고 매 분기마다 개최되는 컨퍼런스에 연사로 초청하기도 한다. 또한 내부에 애드 테크 솔루션을 제작하여 광고를 트래킹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렙사에서 오래 일하게 된다면 기존에 소비자를 상대하고자 했던(B2C) 나의 니즈에서 조금 벗어나 기업을 상대하는 B2B로 가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광고 업계라는 것은 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게 정말 없지만 그 끝이 어디가 될 지 나도 궁금하긴 하다. 다음에 또 시간이 나면 글을 작성하러 오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