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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클써니 Oct 24. 2023

아들의 휴가와 부산여행

아들도 보고 부산도 구경하고...


아들이 공군 훈련소의 훈련기간을 끝내고 2박 3일의 휴가를 나온단다.


https://brunch.co.kr/@012f12dcbe174e8/134



10월 20일 금요일 11시에 수료식을 한다는 연락을 받고

당일 아침 6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공군훈련소가 있는 진주로 향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잠시 휴식도 취하고, 양평에서 진주까지 4시간 정도가 걸렸다.


1시간가량의 수료식이 끝나고 아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한 달여 사이에 얼굴이 까칠해져 있었는데 그 모습도 나쁘지 않았다.

그만큼 훈련에 집중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이왕 진주까지 내려온 김에 근처에서 2박 3일간 가족여행을 해 보기로 한다.

아들이 어렸을 때는 국내외로 정말 여행을 많이 다녔다.

하지만 아들이 성인이 된 이후로 함께 여행을 다녔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나의 취향대로라면 합천 해인사 쪽이나 통영, 거제도 방면으로 가고 싶지만

아들에게 맞추어 부산여행으로 정했다.

해운대에 있는 호텔에 숙소를 정하고, 첫날에는 해운대의 밤을 만끽할 수 있었다.

아마 금요일 저녁이라는 혜택을 크게 본 듯하다.

"불금"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이제 이런 말 쓰면 옛날 사람인가? ^^)

해운대의 밤
노래를 정말 잘 부르던 버스커



이튿날은 기장에 있는 브런치 카페에 가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인심 후하게 내리쬐던 햇볕을 만끽하며 해안가를 산책했다.

인파로 북적이던 해운대와는 다르게 조용하고 한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들은 입대 전에 식습관을 건강하게 바꾸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몸무게도 감량했지만

무엇보다 체력이 부쩍 좋아졌다.

우리 부부는 장시간의 운전과 바뀐 잠자리로 조금 피곤함을 느껴 오후에는 숙소에서 쉬었지만,

아들은 센텀시티 쪽으로 가서 영화를 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저녁에는 부산에 온 김에 회와 해산물을 먹으며, 아쉬운 아들과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날인 일요일에는 아들이 진주의 공군훈련소로 다시 들어가야 했다.

특기교육을 열흘간 받고 자대배치를 받게 된다.

아침은 숙소 근처에서 돼지 국밥을 먹었다. 사장님이 너무너무 친절해서 인상이 깊었다.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손님을 대하는 비결이 무얼까? 개인적으로 정말 궁금하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학교 선생님들이 나에게 웃기도 잘하고 울기도 잘한다고 놀려댔었는데,

요즈음은 웃음도 많이 사라지고 눈물도 잘 나질 않는다...


체크아웃을 하고 감천문화마을로 향했다.

솔직히 나는 일명 핫플레이스라는 곳은 잘 가지 않는다.

왠지 그런 곳은 좀 부담스럽고 불편할 것만 같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모든 결정권을 아들에게 주었다.

이참에 나도 새로운 경험을 해보게 생겼다.

알록달록한 건물들.


돌담길과 작은 가게의 모습이 참 정겹다.



감천문화마을은 경사가 급한 곳이 많아서 다리가 조금 아팠다.

외국인들도 매우 많고 인파에 휩쓸려 다니는 시간대가 있는 것 같다.

감천문화마을은 처음의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해운대나 센텀시티 인근의 마천루가 주는 감동과는 또 다른 옛날 감성이다.

어린 시절 80년대의 서울도 많이 다르지 않았다고 기억된다.

물론 감천마을이 경사는 더 심한 것 같기도 하고...

이제는 너무 흐릿한 옛날 일이다.


훈련소 인근의 진주혁신도시 내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저녁을 먹고,

귀대 시간에 맞추어 훈련소에 아들을 내려 주었다.

아들은 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군기가 바싹 들어서 "충성"을 외치며 군에 복귀했다.

매우 낯선 모습이었다.

이제 12월이나 되어야 휴가가 가능하다고 한다.


아들에게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다음에 만날 때까지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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