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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 점방언니 Sep 14. 2022

내가 좋아하는 다섯 번째 도시

케임브리지 Cambrdige

" 피곤해서 몇 백 년 전으로 잠시 다녀옵니다"



만약  당신이 길 위를 걸어가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곧 당신 옆을 차 한 대가 지나가는데 만약 중세 시대의 마차가 지나가는 듯한 "딸그닥" 소리를 듣는다면? 그렇다. 당신은 지금 한국보다 7-8시간 느린 유럽에 있는 것이다.  


아날로그적 감성이 남아있어 모던과 빠름에 지친 나에게 그곳은 사우나 같은 곳이었다 (사우나, 밥 먹기, 카페인 충전-콜라 마시기, 커피 마시기는 체력 증진의 나만의 고급 비법)  


돌이 깊게 박힌 유럽의 길 마모된. 돌에서 세월이 느껴진다

케임브리지는 맨체스터에서 기차로 4시간 정도 걸릴 예정이었지만, 기차 엔진이 고장 나 버려서 나는 출발한 지 총 8시간에 걸쳐 이 대학의 도시에 도착했다. 그 8시간 동안 내 감정은 여러 가지 단계를 거쳐 케임브리지에 도착할 때쯤엔 모든 것을 통달해있었다. 이 8시간 동안 영국 기차를 배웠고, 기차가 떠날 때는 역무원에게 말을 시키면 안 되며, 마담이라고 클래식하게 불려봤으며 , 중국인이 되어봤으며( 중국인이 나에게 중국어로 길을 물어봤다. 나는 당황조차 하지 않으며 자연스레 중국인 인척 답해주었다)  장거리 버스의 nice한 운전수를 알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케임브리지 MBA를 시작하는 착한 학생을 알게 되었다. 역시 나는 에피소드 전문가지!


케임브리지는 머리의 도시이다. 여기저기 머리만 달려있는 건물이 많은데, 어느  하나 여자는 보이지 않는다. 미남 아닌 남자와 요괴 얼굴 정도? 점수로는 50 정도 , 코가 너무 높으니 성형을 권하며 면도를 권한다. (누가 누굴 평가하는 건지...) 건물을 보호하는 해태 같은 그런 의미가 있는 조각상인 듯했다.


어느 건물의 머리 조각상의  근처에 거미줄 같은  있었는데 바람에 날려 귀걸이처럼 보이기도 했다.덩치 큰 장군 손가락에 끼워진 다이아 이 어색하면서 조금 웃긴 반전 느낌이 더해져 버렸고 종국에는 ". 이뻐?" 보이기 시작했다. 의미 부여하고 큰 의미로 조각하신 분들껜 미안하지만  뒤부터 머리들은 내겐 건물을 지키는 보호석에서, Miss Cambridge head보이기 시작했다. 1위 2위 ..

황금 마스크 낀 남성- 이 분 골드 마스크로 주름은 평생 없으시겠군
 찰스가 왕이 되었기에 새로운 우체통은 그의 이니셜이 새겨진다고 . 남의 나라 여왕이지만 , 긴 기간 수고많으셨습니다.

나의 멋진 친구 "송나라 대나무"와 그의 남자 친구 "자유 왕"덕에 나는 케임브리지를 완전 로컬처럼 느낄 수 있었다. 둘은 나에게 케임브리지를 소개하기 위하여 꽤 진지했으며 나는 그 진지함에 너무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같이 걸어가면서 얘기하던 그 시간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송나라 대나무"와는 예전에도 이렇게 걸으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인대 찢어지고 나서  깁스를 한 달간 착용하고 있었기에 , 장거리로 걷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3명이서 시간 구애 없이 여유 있게 걸어보는 건 정말 오랜만이지 싶었다. 여행은 혼자도 좋고 이렇게 여럿도 좋은 것 같다. 마음이 따뜻하게 데워지는 기분이랄까?


아무튼 좋다. 건강한 기분이다.


케임브리지는?

외국인 대학생이 많다

순전히 대학의 도시다

펍에는 중년이 많다(?)

Cam 강과 다리의 합성어다

주말엔 상가가 빨리 문을 닫는다

기념품 사려면 주중에 가자(?)

살아있는 역사의 도시

소 키운다

학생, 학교, 소, 건초 더미,물이끼먹는 하얀백조가 어울리는 캠퍼스

덧붙이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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