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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 점방언니 Apr 26. 2024

나 혼자 중국 저장성 쑹양 여행기

700년 전 청나라 산골마을로의 시간 여행 2




이곳은 사실 현지인도 잘 모르는 촌스런 산골이다. 촌장말에 의하면 외부에 개방한 지 몇 년 안 되었고 요즘 들어 찾아오는 이가 조금씩 는다고 했다.


디지털에 푹 빠져 살면서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는 나는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나만 알고 가끔 지칠 때 조용히 치유하러 가고 싶은 아지트 같은 이곳이 세상에 알려지는 게 아쉬웠다.


아쉽다고 하면서 지금 이렇게  디지털로  이곳을 알리며 또 아쉬워하고 있다. 알고 보면 계륵인가?

그건 아니고 나만 알고 싶지만, 또 혼자만 알기엔 그 당시 평안했던 내 기분을 너무 공유하고 싶었다는 게 정답일 듯.

오늘 그때의 나와 쑹양이 지금 내 글을 읽는 당신께 잠시나마  삶의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민박 대문 앞 골목길로 관광객들이 지나가며 밥을 열심히 먹고 있는 나를 대놓고 찍고 갔다. 사실 나를 찍는지 이 민속집을 찍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뷰에선 활짝 열린 사각대문의 프레임을 통해 보이는 그들이 움직이는 영화 같았기에 거슬리지 않았다. 피사체가 기꺼이 되어주지.

밖에서 보이는 민속민박
사색에 빠지게되는 묘한 느낌의 골목길


나도 곧 골목길을 걷기 시작했고  흙돌길 골목길사이로 숨 쉬는 이끼들을 보면서 내 어릴 적 골목길이 겹쳐 보였다.


나는 88 올림픽을 겪은 , 어느새 나이 좀 먹은 젊은이라 그 시절 주택 집들 사이로 좁은 시멘트로 덮인 골목길이 88 호돌이처럼 내 추억 한편에  남아있다. 골목 끝 작은 슈퍼가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 그 슈퍼집 아주머니는 나를 우리 집 대문 컬러로 혹은 내 별명으로 부르기도 했다.


쑹양의 산골 마을의 골목길은 금방 끝이 났는데 그 길의 끝자락에는 커피숍이 있었다. 역시 자본이 들어왔군 하면서 커피숍으로 내 추억 돌아보기가 파괴가 되었지만 , 커피는 소중함으로 까페라떼 한잔 시켜 시간 때우기를 하기로 했다.

시간 때우고 멍때리기 좋은 마을의 유일무이 카페

2편 끝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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